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변화를 바라는 세대의 지지에 힘입어 16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렇지만 이번 선거에서도 지역 감정이 사라지지 않은 것은 안타깝다. 지역 감정은 우리 사회 통합의 최대 장애물이며 오는 2004년 국회의원 총선에서 이를 극복해야 새로운 정치개혁의 전기를 이룰 수 있다. 그 일환으로 미국의 'Affirmative action(차별철폐 조치)'의 취지를 국회의원 공천에 도입할 것을 제안한다.Affirmative action이란 소수민족 우대, 여성고용 추진 등 미국 사회의 '소수(minority)'계층에게 취업이나 진학의 우선권을 부여하는 제도이다. 특정 계층에 특권을 부여하는 것은 미국 사회의 기본 가치인 평등원칙에 어긋난다.
그럼에도 미국 사회가 이를 받아들이고 있는 이유는 차별이라는 사회악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Affirmative action은 이처럼 '차별을 통해 차별을 치유하는 제도'인 것이다.
2004년 공천에서 출마 희망자가 자기 출신지가 아닌 지역에 출마 신청을 한다면 법적, 제도적 배려가 필요하다. 호남 출신 출마자가 영남권에 출마 신청을 한다거나, 그 반대의 경우 공천에 우선권을 주는 것이다.
그러면 이 출마자는 자기 출신 지역이 아니므로 지역감정에 호소하지 않을 것이다. 이 제도는 지역감정을 없애고, 지역색에만 의존하는 무능한 정치인을 물갈이하는 효과도 있다.
상위법과 충돌은 없는지, 출신 지역을 어떻게 정의 할 것인지 등의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지역 출신자 만이 지역구 사정을 잘 알 수 있다는 주장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소수자 차별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임을 인정하고 평등의 원칙에 어긋나는 Affirmative action을 도입했다. 우리도 지역감정이 망국병 수준임을 인정한다면 국회의원 공천에 이러한 제도를 도입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이 복 주 단국대 전기전자 컴퓨터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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