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규택(李揆澤) 총무가 4일 당내 일부 개혁파 의원들이 최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와 접촉했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이 총무는 이날 주요 당직자 회의에서 "노 당선자가 야당 의원 몇 사람과 개별 접촉하고 있다는 정보가 입수됐다"며 "김대중(金大中) 정권 출범 직후 야당 의원 30명을 회유와 협박으로 빼가더니 그 연장선상이 아닌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회의에 앞서 이 총무는 서청원(徐淸源) 대표와 김영일(金榮馹) 사무총장 등에게 "수도권 초선인 K, S, A의원과 전국구 K의원, 충청권 원외인 L위원장 등 5명이 6일 L위원장의 주선으로 노 당선자와 오찬을 함께 했다"고 별도 보고를 했다. 그러나 회의에서는 당사자들의 입장을 감안해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다.
당 지도부는 이들 5명이 모두 이부영(李富榮)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 속으로'에 참여한 개혁파인 데다 일부는 노 당선자와 개인적 인연이 있다는 점을 들어 양측의 접촉을 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그러나 노 당선자측은 회동설을 전면 부인했다. 한나라당측 당사자들도 같은 반응이었다. 한 의원은 "자꾸 이런 식으로 우리를 궁지로 몰 경우 정면 대응할 것"이라고 발끈했다. 또 다른 의원은 "당 개혁 요구를 왜곡하려는 저급한 음해"라고 일축했다. 한나라당 중진과 개혁파 간 감정의 골이 이래저래 깊어 가는 형국이다.
/유성식기자 ssyo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