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 무대에 꼭 서보고 싶었어요."11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국립발레단의 '스페셜갈라' 공연에 참가하는 재일교포 발레리나 강화혜(25·사진)씨. 8일 국립발레단 연습실에서 1시간 여의 '파키타 2막' 연습 내내 섬세한 몸 동작이 인상적이다. 페르시아 고양이를 연상시키는 깜찍한 외모를 지닌 강씨는 2001년부터 국내무대에 서고 싶다는 뜻을 여러 번 국립발레단 측에 전달했으나 일정이 맞지 않아 이번에야 뜻을 이룰 수 있었다.
김주원(25·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씨와 러시아 볼쇼이발레학교 재학시절 룸메이트 사이인 강씨는 길고 유연한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95년 스위스 로잔느 콩쿠르에서 입상한 후, 독일 함부르크 발레단 부설 발레학교에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97년 독일 드레스덴 발레단에 입단해 2001년 수석무용수로 승급,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나고 성장했기 때문인지 간단한 인사말 이외에 한국말은 거의 못한다. 그러나 여권에 선명하게 표시된 대한민국 국적을 자랑스러워 하는 한국인. 이번 공연의 파트너인 이원국(36·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씨는 "친근감이 있고 유럽스타일의 우아함을 갖췄다"고 평했다.
'스페셜 갈라'는 국립발레단 단원들과강화혜 김세연, 중국 발레리나 얀첸, 러시아 발레리노 벨야브스키 등의 해외파가 '백조의호수' '스파르타쿠스' '잠자는숲속의 미녀' 등의 주요 장면을 선보인다. 지난해 독일의 유명한 무용상인 마리 뷔그만 상을 수상하기도 한 강씨는 "한국발레의 수준이 놀랍다"며 "국립발레단과 국내 무대에서 활동하고 싶다"고 말했다.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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