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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만화가 5명 "인터넷서만 신작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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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만화가 5명 "인터넷서만 신작 발표"

입력
2003.0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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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모임 이름을 '아가미'로 정했는지 아세요? 폐로 숨 쉬는 다른 포유동물과는 달리 우리만큼은 아가미로 숨 쉬자는 뜻입니다. 대형 만화출판사의 편집방향이나 시류에 따라 무력하게 작품을 바꿔야 했던 풍토에서 이제는 벗어날 겁니다."(윤태호)스타 만화가 5명이 독자 생존을 선언했다. '야후'의 윤태호(34)를 비롯해 '캥거루를 위하여'의 이강주(38) '기계전사 109'의 김준범(36) '호텔 아프리카'의 박희정(33) '노처녀 미스 심'의 심차섭(32) 등 '아가미' 회원 5명이 '만화잡지 연재 후 단행본 발행'이라는 기존 만화창작시스템에 반기를 든 것. 이들은 최근 출판기획사 그리미(주)와 인터넷 사이트 개설계약을 맺고 2월 중순부터 자신들의 모든 신작을 인터넷에만 발표하기로 했다.

인터넷 연재 구상을 제의한 사람은 김준범씨. 1994년 제2회 한국만화가협회 신인상을 수상하며 90년대 신진작가의 리더로 활약한 그가 1년 여전부터 선후배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언제 폐간될 지 모르는 잡지에 더 이상 매달릴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대안으로 선택한 것이 바로 인터넷이었죠. 누구 간섭 안 받고 작가 마음대로 해보자. 그래서 마음에 드는 작가들을 모은 것이 '아가미'입니다."

김씨의 제안에 모두 흔쾌히 응했다. 스타 작가들도 잡지 연재를 해오며 응어리가 많았던 모양이다. "잡지가 폐간되면 작품도 중단해야 하는 게 너무 속상했어요. 제 작품 '마틴 앤드 존'도 잡지 나인이 폐간되는 바람에 졸지에 미아가 됐죠. 여기에 잡지사 취향대로 작품 내용을 바꿔야 하는 비애도 있었죠."(박희정) "사회인 야구를 그린 작품 '발칙한 인생'은 어떤 줄 아세요? 잡지 미스터 블루에 연재하다가 폐간되는 바람에 중단, 이어 다시 시작한 잡지 웁스마저 폐간돼 또 중단. 미치는 줄 알았어요."(윤태호)

인터넷에 발표할 신작은 이미 정해놓은 상태. 물론 1일·1개월·3개월·1년 단위로 돈을 내고 봐야 하는 유료사이트다. 1989년 제1회 르네상스 신인순정만화공모전 수상 작가인 이강주는 환타가좋아(fantagazoa.com)에 '미녀' '야수' '악어야 날개를 펼쳐라' 등 3편을 동시에 연재할 예정. 여기에 예전에 발표했던 일러스트 작품집과 '캥거루를 위하여' '노래하는 카나리아' 등도 올려놓을 계획이다.

윤태호는 타이오타이오(taiotaio.com)에 '발칙한 인생'과 지난해 대한민국출판만화대상 저작상 수상작인 '로망스'의 후속편, 박희정은 선앤피쉬(sun-n-fish.com)에 '마틴 앤드 존'의 후속편을 각각 연재한다. 심차섭(자툰·zatoon.com)은 한 컷 카툰인 '원조아찌', 김준범(반바지·vanvazi.com)은 스포츠신문에 연재중인 '시방새'를 싣는다. 앞으로 '파이팅 바람이'의 김종한, '교무의원'의 임광묵, '남자 이야기'의 권가야 등 나머지 '아가미' 회원도 가세할 예정이다.

"회원수 확보가 관건이에요. 제가 서태지와 아이들 기념사업회에서 활동했는데 그 유명한 서태지닷컴도 유료회원수가 7,000명에 불과하거든요. 최소한 2만 명은 돼야 성공입니다."(김준범)

"우리는 아마추어 작가가 아닙니다. 오프라인에서 상업적으로 검증받은 작가인 만큼 각자 이름을 걸고 괜찮은 작품을 연재할 겁니다. '아가미'를 지켜봐 주세요."(윤태호)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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