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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관광특구 "허울"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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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관광특구 "허울"뿐

입력
2003.0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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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관광특구로 지정된 서울 동대문 패션상가 일대. 동대문운동장과 두산타워 앞에 손바닥만한 2개의 관광안내센터만 을씨년스럽게 설치돼 있다. 그 것도 쇼핑객이 많은 밤에는 운영되지 않는다. 으레 있을 법한 상징 조형물은 커녕 영어 일어 중국어 등 다국어로 된 안내 표지판도 찾아볼 수 없다. 상인 및 주민 모임인 동대문관광특구 협회측은 "구와 시에 수 없이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진 것은 단 하나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세계적인 패션상가로 키우기 위해 관광특구로 지정한 동대문 패션상가 일대에 관련기관의 지원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이름뿐인 관광특구'로 전락했다.

서울시는 최근 동대문운동장 주변의 교통혼잡을 해소하고 쾌적한 쇼핑공간을 만들기 위한 '교통혼잡특별관리구역 시범사업'을 취소했다. 지난해초 고건(高建) 전임시장 때 결정된 이 사업은 동대문운동장 앞 등 보도를 정비해 보행공간을 확보하고 조명시설과 꽃길·휴식공간 조성, 붉은 보도블럭 포장 등이 주내용이었다. 특히 흥인문로를 가로질러 도·소매점 중심의 두산타워 일대와 도매점이 밀집한 흥인시장쪽을 연결하는 오버브리지를 만들고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할 계획이었다.

시는 이를 위해 총80여 억원의 예산을 배당하고 지난해 3월 삼성물산과 공사계약까지 맺었다. 하지만 이명박(李明博) 시장이 취임한 뒤 청계천복원사업이 급부상하면서 시가 돌연 "청계천복원사업에 따른 도심교통체계개선 계획이 세워져 중복투자가 될 우려가 있다"며 사업을 취소한 것.

이에 대해 상인들과 시민들은 "상권이 약화할 조짐을 보이고 상황에서 지원을 늘리지 못할 망정 있던 계획도 취소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중구청 관계자는 "1개에 1,000여 만원인 다국어 안내표지판과 상징물 설치를 위해 시와 문화관광부에 지원요청을 했지만 2004년도 예산편성 때 고려하겠다는 답변만 들었다"며 "구는 물론이고 시에도 동대문관광특구 지원을 위해 책정된 예산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세계적인 불황과 함께 바이어를 중국에 빼앗기는 위협을 피부로 느끼는 상인들에겐 이러한 무관심이 더욱 야속하다. 상인들은 연 200여 만 명의 외국인이 방문하고 25억 달러의 옷을 수출하는 이 지역을 '수출전진기지'라고 여긴다. 관광특구는 이 수출기지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방안이라는 것.

프레야타운에서 의류매점을 운영하는 김모(49)씨는 "최근 매장을 찾는 외국인들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며 "관광버스가 100m 움직이는데 1시간씩 걸리는 이곳에 또 오고 싶어 하겠냐"고 말했다.

이대종 동대문관광특구 협회장은 "현대 관광은 쇼핑과 문화 먹거리 숙박 등의 종합"이라며 "2,3년 후 중국에 이곳 상권을 빼앗긴다는 예측도 있는 만큼 동대문운동장 공원화 등 이 지역을 문화와 쇼핑이 어우러진 특화지역으로 활성화하기 위한 지원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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