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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세 감면 "뜨거운 감자"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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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세 감면 "뜨거운 감자" 부상

입력
2003.0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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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부시 행정부가 배당세 폐지를 골자로 한 감세 및 경기부양 방안을 발표하면서 미국증시는 물론 외국인 투자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주식 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미국이 배당소득세의 한시적 철폐라는 파격적인 '처방'을 내놓음에 따라, 한국에서도 기업들의 배당 활성화와 투자자들의 주식 수요 기반 확대를 위해 배당세를 낮추거나 조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질 전망이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대주주에 대한 배당세율이 높아 오너들의 입김이 강한 국내 기업들이 시가 배당을 꺼리는 주요인으로 작용해왔다.

■미 증시 기대 속 '시큰둥'

부시 대통령이 경기부양책을 발표한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1차 반응은 '시큰둥'했다. 다우지수는 하락하고 나스닥은 오르는 등 혼조장세를 보였다. 배당금에 대한 세금 폐지와 10년 감세계획 가속화를 골자로 한 6,70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 프로그램이 장기적으로 경제성장과 주식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란 낙관적인 반응이 상대적으로 우세했지만 국제정세 불안과 같은 정치적 불확실성을 감안, 효과가 가시화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일부에서는 배당세 폐지만으로도 미국 주가가 10% 가량 상승할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놓았고, 국내총생산(GDP)이 1% 성장하는 효과도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부시 대통령의 발표 후 전통적으로 무배당 기업으로 악명이 높았던 소프트웨어 업체 오라클이 배당을 고려하겠다고 밝히는 등 호응을 하는 듯 했으나 월가에서는 정부의 재정적자 규모 확대 우려가 쏟아졌다.

골드만삭스는 감세 정책이 부유층에 한정된 것으로 감세안이 통과되더라도 2004년 중반에 가서야 영향을 미칠 것이며 상당기간 저성장과 재정 압박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와 유가·환율에 더 민감

미국의 경기 부양이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시장은 별로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감세안이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나 국내 투자자들의 심리 호전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며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심리 위축이 경기부양책 발표 효과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경제 전반의 펀더멘털(경제 기초체력) 개선에 대한 믿음이 생기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며 오히려 급등하는 유가와 원화가치 상승 등이 국내 수출경기와 증시에 더 민감한 변수가 되고 있다.

■배당 활성화 논의 촉매제 될 듯

미국의 배당세 폐지는 최근 증시 화두로 떠오른 국내 기업들의 배당을 활성화하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정부는 미국과 같은 배당세 감면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국내 배당세율은 평균 16.5%(소득세 원천징수 15%, 주민세율 1.5%)이지만 1년이상 장기 보유하거나 5,000만원 미만 소액주주의 경우 배당세를 매기지 않고 액면가 3억원 미만이거나 장기증권저축 등에 대해서는 10%로 분리과세하는 등 대주주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낮은 편"이라며 "미국의 배당세 폐지가 국내 세제 변화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한국에서는 배당금을 소비로 이끌기 위한 감세보다는 오히려 기업이 배당을 하도록 유도하는 세제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현행 세법상 주요기업의 대주주들은 배당금의 39.6%(금융소득 종합과세 최고세율)를 세금으로 떼이는 상황에서는 기업의 배당정책 결정권을 쥔 대주주들이 배당을 활성화할 이유가 없다. 이익을 대주주와 일반 주주에게 나눠줬다가 세금으로 떼이기 보다는 차라리 사내 유보금으로 쌓아두자는 심리가 강하기 때문이다. 증권연구원 관계자는 "장기적인 수요기반확충을 위해서는 주요 기업들이 배당을 많이 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배당소득세 감면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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