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증시가 이번 주 중반부터 본격적인 실적발표 시즌에 돌입한다.미국 증시는 8일 알코아를 시작으로 인텔, 야후, MS, IBM 등이 차례로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국내 증시 역시 다음주 삼성전자(16일)를 시작으로 핵심 블루칩의 실적발표가 잇따라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과거 국내외 주요기업의 실적발표가 주가 흐름에 즉각적인 영향을 주었음을 감안, 단기적으로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하고 있다. 특히 시장 영향력이 큰 반도체와 인터넷 관련주의 경우 4분기 실적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 실적 최대 관심사
전문가들은 국내 시가총액 상위 10개사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증가세가 3분기 대비 소폭 둔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세계 경기의 침체에 따른 수출 부진과 연말 결산을 맞아 마지막 분기 부실을 털어내느라 순이익 규모가 크게 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어닝시즌(Earning Season)'의 최대 관심 종목은 삼성전자. 최근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집중 매수하고 있는 것도 4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실적 모멘텀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우증권은 7일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이 1조8,000억∼2조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투증권은 삼성전자의 4분기 순이익이 1조9,400억원으로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우증권 황준현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규모에 대해 이미 시장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만큼 3분기 실적발표 때와는 달리 큰 폭의 주가상승을 기대하긴 힘들다"며 "최근의 주가 급등은 낙폭 과대에 따른 자율반등의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통신업종의 쌍두마차인 SK텔레콤과 KT는 지분 맞교환에 따른 정산이 끝나지 않아 순이익 추정에 어려움이 있지만, 두 회사 모두 전분기보다 순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국민은행은 가계부실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으로 순이익이 3분기에 비해 무려 90% 이상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증권 송창근 연구원은 "국내외 주요기업의 실적발표 때마다 증시가 급등락을 연출했고, 특히 미국 주요기업의 실적발표는 국내 관련업체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면서 "미국 기업들의 실적과 동조화를 보이는 국내 관련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올해 수익 증가세 둔화 전망
어닝시즌 이후에도 주가가 지속적으로 오를 수 있는 종목을 고르려면 올해 전체 실적 흐름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상장·등록기업의 수익 증가세는 지난해에 비해 둔화하겠지만, 시가총액 상위종목은 비교적 안정된 실적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한화증권은 이날 시가총액 상위 10개사의 올해 평균 매출액 성장률은 7.7%,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은 15.7%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POSCO와 국민은행의 EPS 증가율은 각각 58.8%와 30.0%로 큰 폭의 성장세가 예상되며, SK텔레콤 삼성전기 KT 등의 EPS 증가율도 10%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국내 23개 증권사들이 발표한 코스피100, 코스닥50 종목의 올해 예상실적을 분석한 결과, 매출액은 지난해 대비 6.7%, 순이익은 15.0%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순이익 증가율 전망치 15%는 지난해(106.8%)에 비해 크게 낮아진 것이다. 매출액 증가율은 미디어 레저 소매업종이, 순이익 증가율은 소프트웨어 인터넷 반도체 은행업 등이 높을 것으로 예측됐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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