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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게이머의 비법/스타크 "프로토스 영웅" 박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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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게이머의 비법/스타크 "프로토스 영웅" 박정석

입력
2003.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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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5월, 스타크래프트 1.08 패치가 발표되자 프로게임계에 일대 판도 변화가 일어났다. 개발사인 블리자드사에서 세 종족간 힘의 균형을 위해 유닛 생산속도와 위력 등을 조정했는데, 결과적으로 비교적 약하다고 평가됐던 테란이 강해지고 프로토스는 약해졌기 때문. 이때부터 시작된 '프로토스의 암흑기'에 혜성처럼 등장한 선수가 박정석(20·사진)이다.박정석은 2001년 중반 온게임넷 스타리그에서 캐나다 출신 프로게이머 기욤 패트리를 쓰러뜨리면서 화려하게 데뷔했다. 초기에는 유닛을 대량으로 뽑아 힘으로 밀어부치는 단조로운 스타일을 구사해 '물량토스'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점차 기발하고 다양한 전술도 구사하고 뛰어난 유닛 컨트롤 능력까지 갖추면서 명실상부한 프로토스 최강자가 됐다.

특히 적의 진로를 예측해서 발사해야 하는 '사이오닉 스톰' 공격의 정확도는 신기에 가까운 수준. 결국 지난해 10월 하반기 스카이배 온게임넷 스타리그 결승전에서 임요환에게 승리를 거두고 우승하면서 '프로토스의 영웅'이라는 칭호를 얻게 됐다.

박정석의 스타일은 '물량전에 변칙적 전략을 혼합'한 것이라 볼 수 있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프로토스는 타 종족과 달리 정석적인 스타일만으로는 이기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가 개발한 대 저그전 전술 중 하나인 '4게이트 온리(only) 질럿 러시'도 변칙적인 전술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준다. 프로토스의 대 저그전 정석은 게이트웨이를 2개 짓고 질럿 유닛으로 안정적으로 방어를 하면서 테크트리(기술 발전도)를 올려 고급 유닛인 하이템플러를 확보한 뒤 물량전을 전개해 나가는 것이다. 그러나 박정석의 이 전술은 테크트리를 올리지 않고 게이트웨이를 늘려 드라군 유닛을 대량으로 뽑은 후 타이밍을 노려 한번에 진군하는 것으로, 이를 눈치채지 못한 상대방은 큰 타격을 입는다. 그러나 이러한 변칙 전술은 들키면 끝장이고 자주 쓸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프로토스 게이머들의 승률이 들쭉날쭉한 이유 중 하나다.

'영웅' 박정석도 최근 새로 시작된 온게임넷 스타리그 16강전에서 어이없는 3연패를 당하고 탈락하면서 좌절에 빠졌다. 감독의 권유에 따라 고향인 부산에 내려가 오랜만에 긴 휴식을 취한 그는,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해 아쉽지만 푹 쉬고 났으니 달라질 것"이라며 "올해는 꼭 모든 리그에서 한 번 이상 우승하겠다"고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최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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