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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장이 글로벌마케팅 성공 리트머스 시험지"/외국기업 "교두보"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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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장이 글로벌마케팅 성공 리트머스 시험지"/외국기업 "교두보" 각광

입력
2003.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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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담배회사 BAT의 신상품 톱 리프(TOP LEAF)는 세계시장 중 한국에서 가장 먼저 이달 하순 판매된다. 슈퍼 프리미엄급으로 갑당 3,500원하는 톱 리프의 한국시장 반응을 보고 글로벌 마케팅을 벌인다는 게 BAT의 계획이다. BAT코리아는 "한국 소비자들의 구미가 워낙 까다롭고 세련돼 이들을 만족시켜야만 세계시장에서 성공한다"고 첫 마케팅 대상으로 한국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한국시장이 다국적 기업들의 아시아 진출 시험장이 되고 있다. 한국 소비자들이 유행에 민감하고 구매력도 높아 상품의 인기나 문제점을 효과적으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보통신(IT)분야는 한국 소비자들이 워낙 눈이 높아 한국이 곧 세계로 통하는 지름길이 되고 있다.

프랑스계 통신장비업체 알카텔은 신제품은 빠짐없이 한국에 먼저 선보이는 것은 물론, 신제품 개발에 한국 고객의 의견을 미리 구한다. 한국알카텔은 "한국에서의 성공이 다른 시장에서 신뢰도를 높이는 수단이 되고 있다"며 "우리회사가 업계에서 3년째 1위를 달리는 것은 한국이 초고속인터넷망(ADSL) 장비를 가장 먼저 사용한 덕분"이라고 고마워했다. 휴렛패커드 등 세계적 IT기업의 총수들이 잇달아 방한하는 이유도 세계적 불황속에서도 성장을 구가하는 한국에서 '탈출구'를 찾기 위한 것이다.

휴대폰의 경우 한국시장이 세계의 트렌드를 이끌면서 최대 1년 이상 먼저 첨단 신상품이 선보이고 있다. 노키아는 전세계 시장의 40%를 점하고, 자회사인 노키아TMC코리아는 매년 수조원대 수출로 전세계 노키아 자회사 중 최대 실적을 올리고 있지만, 국내시장의 벽만은 뚫지 못했다. 세계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는 국내에서 5위에, 까르프는 4위에 머물러 있고, 세계 생활용품시장을 양분한 P&G와 유니레버도 LG생활건강과 애경산업에 밀려 맥을 못추고 있다.

외국기업들이 한국 소비자만을 상대로 개발한 제품도 상당수다. 유니레버코리아는 1년간의 연구 끝에 한국인 취향에 맞는 '도브 크림샴프'를 최근 출시했고, 한국존슨은 세계 어디서나 통하던 방향제 터치후레시의 인공향을 한국인 취향에 맞게 천연향 느낌으로 바꾸어야 했다.

한국내 마케팅은 본사로 역수출되기도 한다. 영국계 유통업체 테스코와 삼성물산의 합작사인 삼성테스코에는 마케팅 기법을 배우려는 일본을 비롯한 외국인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한국P&G는 한국용으로 개발한 여성 생리대 '뉴 위스퍼 그린'이 큰 호응을 얻자 본사가 제품은 물론 광고까지 그대로 외국시장에 가져가 적용했다. BAT코리아측은 "한국시장의 국제경쟁력이 그만큼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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