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의 한일전에서 누가 먼저 웃을까. 코엘류(53)감독의 한국과 지코(50)감독이 이끄는 일본이 4월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격돌, 벌써부터 양국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현역시절 수비수로 뛴 탓인지 코엘류는 안정된 수비를 강조하는 반면 1980년대 세계최고의 공격수로 명성을 날린 지코는 공격에 비중을 둔 이기는 축구를 지향한다. 하지만 둘 모두 개인기를 중시하는 남미식 축구를 모태로 한다는 점은 동일하다. 둘은 현역시절인 82년 국제축구연맹(FIFA) 올스타 대 유럽올스타전에서 격돌했는데 코엘류가 수비수로 활약한 유럽팀이 3-2로 이겼다.
먼저 지코는 지난해 취임일성으로 일본대표팀을 기본부터 바꿔나가 브라질과 같은 세계적 강호로 키울 것임을 천명했다. 이를 위해서는 체력과 함께 경험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지코는 미국 우루과이 포르투갈전 등 11월까지 빽빽한 A매치 일정을 짜 놓았다. 지코는 또 "체력이 바탕이 돼야만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다"면서 최근 일본협회에 정규리그 일정을 늘릴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4―4―2를 쓰는 지코는 지난해 11월 아르헨티나와의 평가전서 스즈키, 다카하라 등 공격수는 한일월드컵 당시의 멤버를 그대로 기용했지만 수비진은 아키타, 마쓰다 등을 빼고는 대부분 교체해 포백을 정착시키는 실험에 착수했다. 나카타, 오노, 이나모토 등 유럽 3인방이 모두 출전할지는 미지수지만 지코는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시스템으로 첫 승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맞서는 코엘류는 수비에 중점을 둘 것으로 추측된다. 공격수나 미드필더들은 자원이 넘치지만 홍명보가 빠진 수비진이 역시 수술대상이다. 2월중 내한 예정이어서 팀을 뜯어 고칠 시간은 없지만 포백을 선호한다고 볼 때 어떤 식으로든 수비진에 변화를 줄 전망이다. 코엘류는 따라서 승부에 집착하기 보다 한일전을 한국팀의 장단점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기회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취임 후 A매치 1무1패로 체면을 구긴 지코가 한일전을 전환점으로 삼을지, 코엘류가 월드컵 4강에 빛나는 히딩크의 뒤를 이어 다시 한번 일본에 판정승을 거둘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범구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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