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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실무급회의 결과 두갈래 반응/美, 對北 유연? 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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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실무급회의 결과 두갈래 반응/美, 對北 유연? 완강?

입력
2003.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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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북한 핵 문제의 해법을 찾기 위해 열린 한미 간의 실무급 양자 회담은 우리 정부가 대북 대화의 전제 조건에 대한 미국의 두터운 벽을 다시 한번 실감한 자리였다.우리 정부는 이날 협의를 통해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의 자리에 나설 수 있는 길을 트기를 희망했으나 미국은 요지부동이었다. 미국은 북한이 확실한 핵 개발 폐기 조치를 취할 때까지 협상은 없다는 기본 원칙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오히려 미국의 기세에 눌려 회의 참석자들은 준비했던 '복안'조차 꺼내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당초 북미 간 대화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북한의 선 핵 개발 폐기를 조건으로 미국이 북한의 체제를 보장하는 조정안을 마련했다. 미국의 반발 때문에 미국과 북한의 양보를 전제로 한 이 안에 대해 '중재안'이란 표현을 붙이기를 꺼려했지만 아이디어 차원에서 이를 미측에 제시, 의향을 타진하려 했던 게 우리측의 생각이었다.

이에 대해 워싱턴 포스트는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한국측으로부터 어떤 제안도 없었다"며 "한국측이 시험 풍선을 띄웠다가 미국 정부가 공개적으로 반대하자 끌어내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회의 결과에 대한 우리 정부측 설명은 이와는 뉘앙스의 차이가 있다. 대표단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긍정적 조치를 취하면 미국도 큰 원칙의 틀 속에서 대화의 유연성을 갖겠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말했다. 대화의 전제 조건을 바꾼 것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입장 변화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긍정적 신호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완벽하게 검증 가능한 방법은 아니더라도 북한이 우라늄 핵 개발 포기를 선언하고 핵 동결 해제 조치도 원상회복하면 북한과의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긍정적 신호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발언에서도 나왔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올해의 첫 각료회의에서'대화'를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의 하나로 거론했다. 특히 세 차례나 북한을 공격할 의사가 없다고 강조, 미국이 북한의 체제안정을 보장하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전한 것도 음미할 대목이다.

하지만 이같은 신호를 북미 대화의 조기 개시 가능성으로 해석하기는 이르다. 미국측의 대화 관련 발언에는 북한이 핵 폐기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엄격한 전제가 붙어있기 때문이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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