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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갈수록 "진화"/만능공간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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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갈수록 "진화"/만능공간 변신

입력
2003.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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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는 없는 게 없고, 안 되는 게 없다.' 편의점(CVS)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국내 도입 초기만 해도 '밤새 문을 여는 현대식 구멍가게' 정도로 인식됐던 편의점이 최근 들어 문화·물류·소비즈니스 서비스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소비자들과 가까운 곳에 전국에 걸쳐 위치해 있고, 24시간 언제든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그 용도와 활용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이제 일반 소비자는 물론이고 심야 비즈니스를 위해서도 편의점의 지역 거점 역할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지방에 거주하는 연구원 J모씨는 이번 겨울 편의점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원자력 관련 분야를 전공하는 J씨는 인근에 대형서점이 없어서 인터넷 쇼핑몰에서 주문한 뒤 3일 후에 동네 편의점에서 책을 찾는다. 내년 봄에 제출해야하는 발표 논문도 편의점 택배망을 이용해 원고를 보내면 3∼4일 뒤 서울에 있는 인쇄소에서 제본을 마친 뒤 보내준 것을 편의점에서 찾는다. 배송추적서비스를 이용하면 현재 배송중인 물건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으며, 물건이 도착하면 휴대폰 문자 서비스로 알려주기 때문에 한결 편리하다.

최근 2∼3년간 편의점 만큼 취급 종류와 영역을 꾸준히 확대해간 업종을 찾기 힘들다. 1990년대 초 24시간 문을 여는 생활용품 판매점으로 출발한 편의점은 각 사 마다 점포 숫자가 전국에 걸쳐 500여개를 넘어서면서 다양한 편의 생활 서비스의 도입이 가능해졌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택배 서비스를 비롯해 공공요금과 보험료 수납대행, 현금 입출금 서비스, 꽃 배달서비스 등이 바로 그것이다.

여기에 특히 최근 2∼3년간 IT 정보통신이 활성화 되면서 인터넷 쇼핑몰과 연계한 서비스도 점차 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인터넷 픽업(Pick Up) 서비스. 지난해 5월 LG25, 훼미리마트, 바이더웨이 등 편의점 3사가 공동 출자해 만든 e-CVS NET는 거미줄처럼 전국에 깔려 있는 3,000개 제휴사들을 통해 인터넷에서 구입한 물건을 소비자들이 가까운 편의점에서 찾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편의점은 인터넷 쇼핑몰이 갖고 있지 못한 오프라인 점포망을 십분 활용, 그 영역을 무섭게 늘려가고 있는 것이다.

택배 서비스도 현재 일반 택배에서 제공하는 단순 배달 방식에서 발전된 CtoC(CVS to CVS)로 확대할 계획이다. CtoC란 예를 들어 서울에서 부산으로 출장 갈 경우 짐을 편의점에 맡기고 출발한 뒤 부산에 도착해 가까운 편의점에서 찾는 방식을 말한다.

이밖에 각 편의점들은 조만간 항공티켓 발권, 주민등록 등본을 비롯한 민원서류 발급, 게임 다운로드 등이 가능한 MMK기 설치, 외국환 환전, 우체국 업무대행 등의 부가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일 계획이다.

이 같은 서비스 다양화에 따라 편의점의 양적 질적 규모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국내 편의점 업계는 지난해 하루 5.4개꼴인 1,944개 점포가 신규 증설돼 12월말 현재 5,635개에 이른다. 매출액 규모도 올해에는 2002년 1조8,275억원 보다 45%(8,225억원)가 늘어난 2조6,5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편의점 한 관계자는 "대형 편의점이 전국에 걸친 점포망 구축을 마치면서 금융, 물류, 통신, 문화·레저 등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편의점은 복합 생활 서비스 공간으로 계속 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웅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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