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끌 움베르투 코엘류(53) 감독은 어떤 색깔일까. 포르투갈 출신 코엘류가 대표팀 사령탑에 오름에 따라 거스 히딩크 체제로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룩했던 한국의 '베스트 11'이 어떤 식으로 변모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네덜란드식 토털사커를 구사하는 히딩크와 개인기를 중시하는 포르투갈식 코엘류는 분명 차이가 있지만 축구협회 기술위원회에서 밝힌 것처럼 공통점이 더 많다는 것이 중론이다. 먼저 미드필드를 중시한다는 점이다. 현대축구의 흐름은 미드필드와 수비진의 간격을 좁힘으로써 숫적 우세를 확보, 경기를 지배하는 형태. 당연히 3―4―3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설기현 이천수 유상철 등 체력이 좋은 포워드를 압박에 적극 활용했던 히딩크처럼 코엘류 역시 4―3―3 또는 4―5―1을 혼용하면서 미드필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스타일이다.
측면공격을 선호하는 점도 비슷하다. 월드컵 때 한국의 센터링 정확도가 낮은 것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이는 뒤집어 말하면 측면공격이 그만큼 많았다는 것이다. 코엘류 역시 측면 수비수와 미드필더를 적극 활용해 상대 수비를 흔드는 스타일이다.
다기능 플레이를 강조하는 것도 공통이다. 히딩크 감독은 이탈리아전 때 홍명보 김남일 김태영을 공격수로 교체하고 송종국을 수비수로 내려보내는 상대의 허를 찌르는 변칙작전으로 승리를 일궈냈다. 멀티플레이어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코엘류 역시 포백만을 기본으로 할 뿐 상대에 따라 다양한 포메이션을 채택하는 전술을 선보이고 있다. 세트 플레이 역시 히딩크와 코엘류가 강조하는 사항이다. 미국전 때 안정환의 동점골, 터키전의 이을용의 동점골 등 프리킥에서 재미를 본 히딩크처럼 코엘류 역시 유로2000에서 정확한 세트플레이로 골 결정력을 높였다. 또 빠른 패스플레이로 상대 공간을 침투해 들어가는 스타일도 비슷하다.
다만 코엘류가 피구, 핀투 등 개인기가 월등한 스타들을 앞세워 일으킨 돌풍을 한국에 그대로 접목시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유로2000 당시 기술위원으로 포르투갈전을 분석했던 이영무(50) 할렐루야 감독은 "당시 포르투갈 수준이 월등했지만 한국도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만큼 코엘류에 무난히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범구기자 goguma@hk.co.kr
■ "코엘류 선임" 외신 반응
해외언론들도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의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선임 사실을 신속히 보도했다.
AP통신은 코엘류 감독을 '포르투갈의 베켄바워'라고 소개하면서 한국 월드컵 4강 신화를 재현할 명장이라고 추켜세웠다. AFP통신도 코엘류 감독이 거스 히딩크 감독의 뒤를 잇게 됐다면서 코엘류 감독이 어떤 성적을 올릴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코엘류 감독이 1월말 정식계약을 한뒤 3월29일 콜롬비아와 A매치를 통해 한국대표팀 감독으로 첫 선을 보이게 된다고 전했다. 이밖에 CNNSI, ESPN 등 스포츠전문 사이트들도 코엘류 감독에 대해 일제히 보도했고 일본의 마이니치, 아사히신문 등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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