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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시민연대 "국어교육개혁 토론회"/"창의성·비판성 기르는 언어문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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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시민연대 "국어교육개혁 토론회"/"창의성·비판성 기르는 언어문화로"

입력
2003.0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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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고 세련된 우리 말·글 사용능력을 기르는데 초점이 맞춰진 현행 국어교육을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언어능력을 키우는 언어문화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문화개혁을 위한 시민연대가 6일 오후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연 '국어교육의 비판적 점검과 언어문화교육의 모색' 토론회에서 문화평론가 고길섶씨는 고교 국어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한 '국어교육의 전환, 언어문화교육으로'란 발제문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고씨는 우선 '국어'라는 교과 명칭부터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초등학교의 옛 이름인 '국민'학교와 마찬가지로 '국어'란 명칭도 말·글 교육을 규범화한 하나의 틀 안에 가둘 수 있다"면서 언어의 다양성과 이질성을 전제한 '언어문화' 교육을 대안 명칭으로 제시했다.

고씨는 "전통적으로 국어 교육은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등 기능적 문식성(Literacy) 교육에 중점이 두어졌다"면서 "제7차 교과과정 개편에서는 무작정 '올바른' 말·글 사용을 호소하지 않고 '표현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각자의 말 다듬는 노력을 강조하는 등 교육 방식이 다소 세련되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표현 형식을 하나의 규범으로 통일해 훈육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향후 교육은 학생들이 이미 주어진 문제에 대해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문제를 찾아내고 구성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언어 교육도 언어를 매개로 한 다양한 사회관계에 대해 스스로 판단하고 비판할 수 있는 능력과 함께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낼 수 있는 창의력 함양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씨는 이어 '현실 읽기와 비평하기' '문제설정' '담론 분석과 구성' '언어시장과 대중매체' 등 다양한 주제를 포괄하는 언어문화교육 시안을 제시하면서 "교과서 중심의 획일화한 교육 내용에서 탈피하기 위해서는 국정·검인정 교과서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정호 중앙대 영문과 교수도 대학 언어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한 발제문에서 "대학이 자본주의 체제가 요구하는 경제적, 문화적 재생산 공정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다면 지식기능공 밖에 길러낼 수 없다"면서 '비판적 어문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물질문명의 폐해를 극복할 대안으로 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언어 교육에 문학 교육을 유기적으로 통합할 때, 즉 일상적 언어와 심미적 언어가 함께 할 때에만 진정한 언어문화교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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