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시민단체에 허리굽힌 盧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시민단체에 허리굽힌 盧

입력
2003.01.07 00:00
0 0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가 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시민사회단체 신년 하례회에 참석했다. 대통령 당선자가 시민단체 행사에 참석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노 당선자가 하례회에 나온 것은 이번 선거에서 시민단체가 수행한 역할에 대한 감사와 답례의 뜻을 전하기 위한 것이었다. 특히 노 당선자는 국정 운영 등과 관련해 시민사회단체의 의견을 충분히 듣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이날 발언에 더욱 무게가 실렸다노 당선자는 인사말을 통해 "여러분들이 주도해 온 시민운동의 축적이 없었더라면 이번에 내가 당선되기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면서 "절 한번 드리겠다"고 말한 뒤 90도로 허리를 굽혀 고마움을 표시했다.

노 당선자는 이어 "우리 정치는 시민 수준이라고 말해 왔는데 대선 막바지에 70억원이 넘는 국민 성금이 모이는 것을 보고 시민 수준만큼 정치를 끌어 올려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거듭 시민 운동의 성과를 부각시켰다.

노 당선자는 또 "나 또한 많은 실수와 과오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 뒤 "5년 뒤의 일에 걱정이 태산이다"라며 협조를 당부했다. 노 당선자는 "시민사회도 때로는 '독 깬 사람도 꿀 밤 한대, 접시 깬 사람도 꿀 밤 한대'식으로 형식적 균형주의를 견지한다"고 전제, "그럴 때는 좀 섭섭하더라"며 서운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노 당선자는 "이번 대선 기간 선거자금으로 290억원을 썼는데 대부분이 미디어 광고에 쓰였다"면서 "이런 문제를 다룰 때 큰 틀에서 평가하고 격려도 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러자 사회를 맡은 아름다운 재단 박원순(朴元淳) 상임이사는 "시민단체는 권력을 가진 집권세력에 대해 보다 엄격하다"며 시민단체의 입장을 강조했다.

노 당선자는 또 "가끔 한번씩 언론에 속상한 기사들이 나올 것"이라면서 "100점짜리는 없고 60∼70점 정도 할 테니까 5년 후에도 지금과 비슷한 심정으로 으쓱해서 말할 수 있을지를 지켜 봐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노 당선자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정부의 평가에 대해 "적은 문제에 대해 가혹하게 말 하는 등 평가가 너무 인색한 것 아닌가 한다"고 말해 관심을 모았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최열(崔冽)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5년 뒤에도 박수 받으며 퇴임하는 대통령이 돼달라"면서 현장 사람들을 많이 만날 것을 주문했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