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피리어드 4분10여초전. 1―3으로 뒤지던 동원의 서상원이 한라 골문 우중간에서 슛을 날렸으나 우측 골포스트를 맞고 퍽이 튕겨나왔다. 행운의 여신은 한라편이었다. 한라 이대균이 곧바로 단독 드리블, 대포알슛을 쏘며 동원측 골네트를 갈랐다. 한라가 4―1로 승부를 결정짓는 짜릿한 황금골이었다.한라 위니아가 한국 아이스하키 역사를 새로 썼다. 한라는 6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02강원도컵 코리아 아이스하키리그 챔피언결정(5전3선승제) 4차전서 이종훈(2점)과 이호정(2어시스트)을 앞세워 정규리그 1위팀 동원 드림스를 4―1로 제치고 3승1패를 기록, 대망의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한라는 사상 첫 2연패를 달성하며 대회 통산 4번째 정상에 등극했다.
두 팀은 1피리어드부터 관중이 한순간도 퍽에서 눈을 뗄 수 없을만큼 접전을 펼쳤다. 6분30여초 남기고 한라가 팽팽하던 균형을 깨뜨렸다. 이호정과 이종훈이 패스를 주고 받으며 순식간에 중앙돌파하자 동원 수비진이 일순간 당황했다. 이호정이 슛찬스를 한템포 속이며 다시 이종훈에게 연결, 짧게 끊어친 슛이 네트를 갈랐다.
1―0으로 기선을 제압한 한라는 2피리어드를 자기 페이스로 몰고 갔다. 1분2초 지나 동원 골문 앞에서 혼전중에 흘러나온 퍽을 한라의 이정선이 강한 백슛으로 1점을 추가했다.
동원은 4분여 지나 서상원이 센터라인부터 현란한 단독 드리블, 한라의 수비를 모두 제치고 슛했지만 아깝게 득점에 실패. 동원은 신은수의 우중간 돌파후 노마크 찬스에서 슛을 재시도했지만 지난 시즌 최우수선수인 '거미손' 김성배의 선방에 막혀 무위에 그쳤다.
3분45초전 한라는 첫골을 터뜨렸던 이호정―이종훈 콤비가 그림 같은 세번째 골을 잡아냈다. 오른쪽 측면돌파를 감행한 이호정은 상대편 골문앞에 달려간 이종훈에게 어시스트, 쐐기포를 이끌어냈다.
3피리어드 2분31초 지나 동원의 송동환이 첫골을 터뜨리자 두 팀의 격렬한 몸싸움이 더욱 치열해졌다. 이태석(한라)과 신우삼(동원)이 주먹다짐을 하며 2,4분씩 퇴장당했을 정도였다.
경기가 종료되는 순간 벤치에서 어깨동무를 하며 승리를 염원했던 한라 선수들은 일제히 빙판 위로 쏟아져 나와 하나가 됐다. 변선욱 한라 감독은 "평균연령이 30세에 가까운 노장들이 경기를 쉽게 풀어갔다"며 "일본과의 통합리그가 생겨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국내리그를 평정한 것은 모두 선수들의 공"이라고 기뻐했다. 대회 MVP는 리그중 양쪽 무릎부상에도 투혼을 발휘한 한라의 이호정에게 돌아갔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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