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경기 둔화로 수출주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 기아차 등 자동차주가 실적 호전 기대감을 바탕으로 연초 랠리를 주도하고 있다.6일 현대차 주가는 3일째 상승세를 이어가며 3만원선을 돌파했다. 올해 중국, 인도, 터키 등 신흥시장의 수요 증가로 매출이 13% 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밝힌 것이 주효했다. 하지만 올해 자동차산업의 수출 여건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한화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자동차가 무선 통신기기, 반도체·PC 등과 함께 올해 국내 수출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수용 연구원은 "올해에도 소비심리는 당분간 위축되겠지만, 수출은 세계 경기 회복으로 11% 가량 증가할 것"이라며 "특히 자동차 부문은 부가가치가 높은 중대형 승용차와 레저용 차량의 수출 비중이 늘어나면서 견고한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밝혔다. 2001년 대당 8,754달러이던 수출 단가가 지난해 9,186달러, 올해엔 9,300달러 수준까지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나경제연구소는 자동차 대당 판매가격의 상승이 신차 출시 부재와 환율하락 등의 악재를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대차의 목표가격을 4만5,400원으로 올렸다. 동원증권도 상반기 내수시장 위축과 유가 상승으로 완성차 업체들에게 힘든 한해가 되겠지만, 현대차의 경우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4만600원을 유지했다. 하나경제연구소 이상현 연구원은 "올해엔 에어백 등 안전장치를 의무화하는 추세와 함께 평균 차령이 높아져 대체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라며 "하지만 소비심리 위축과 이라크 전쟁 가능성 등으로 상반기 주가상승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삼성증권은 자동차산업에 대한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 수준으로 낮췄다. 지난해 12월 미국시장 점유율이 떨어진데다 달러마저 약세를 보이고 있어 수출 채산성 악화가 우려된다는 분석이다. 신흥증권도 반미 감정 확산에 따른 미국 소비자의 한국제품 구매 감소 가능성 달러 약세에 따른 대미수출 경쟁력 약화 등 부정적인 요인이 부각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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