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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재안" 美냉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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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재안" 美냉담

입력
2003.0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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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 개발 계획 포기와 미국의 북한 체제 문서 보장을 내용으로 하는 정부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측의 중재안에 대해 미국의 반응은 차갑다. 미국과 보조를 맞춰 북한을 압박해야 하는 한국이 중재역을 맡고 나서는 것이 미국에게는 탐탁치 않기 때문이다.워싱턴 포스트는 4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북한을 다루는 문제를 두고 한국과 미국 사이에 어떤 이견도 없다고 강조한 지 하루 만에 중재안 마련 소식이 나온 사실을 상기하며 "미 정부 관리들은 두 동맹국 사이에 틈새를 벌릴 것 같은 이 중재안에 대해 냉정하게 반응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 제안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 시점에 그같은 특별한 제안이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해 미국의 반대 입장을 우회적으로 전달했다.

미국의 이런 분위기는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에 어떠한 유인책도 제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반영하고 있다. 나아가 미국은 북한으로부터 핵 무기 개발 계획 포기 의사를 검증가능하고 가시적인 방법으로 확인하기 전까지는 대화의 자리에 앉지 않겠다는 입장을 관철할 태세다.

바우처 대변인은 북한의 불가침 조약 체결 요구에 대해 "불가침은 현안이 아니다"고 잘라 말해 미국은 대화의 전제 조건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조약이든, 별도의 문서든 불가침을 보장하는 것을 고려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같은 상황은 북한과 미국이 대화의 접점을 찾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부시 정부는 이라크 문제가 매듭지어질 때까지 북한 핵 문제는 제쳐두겠다는 입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쉽게 협상 테이블에 나서지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핵 동결 해제의 수위를 높이며 미국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려고 하지만 북한의 조치가 긴박하고 심각한 위협은 되지 못한다는 게 미국의 판단이기도 하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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