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도 눈에 띄는 연주자와 공연단이 서울 무대를 찾아온다.■고전을 현대화한 무용
고전발레 백조의 호수를 현대적이고 파격적으로 재해석한 공연이 무대에 오른다. 먼저 4월 3∼5일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스웨덴 쿨베리 발레단의 첫 내한공연 작품인 '백조의 호수'는 마츠 에크(58)의 기발한 안무가 눈길을 모은다. 여자 무용수가 입는 튀튀를 걸친 남자 무용수와 빡빡 머리 여자 백조들이 선사하는 엉뚱한 유머와 '마마보이' 왕자의 방황이 볼거리. 같은 장소에서 5월 20일부터 6월 1일까지 공연되는 매튜 본(37)이 안무한 어드벤처 인 모션 픽쳐스의 '백조의 호수'는 댄스뮤지컬이다. 가녀린 여성 백조는 찾아볼 수 없고 모두 남자만 등장한다. 남성 백조들의 힘과 카리스마 속에 섹슈얼한 표현과 동성애 코드가 숨겨져 있다.(02)2005―0114
대만의 현대무용단 클라우드 게이트는 3월 7, 8일 예술의전당 오페라 극장에서 첫 내한공연을 가진다. 한자 행서와 초서를 무용으로 형상화해 리옹 댄스 페스티벌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02)780―6400
■포르투갈의 애수
세계적인 무용가 피나 바우쉬(63)가 독일의 부퍼탈 탄츠테아터를 이끌고 포르투갈의 리스본을 주제로 파두와 탱고 삼바가 어우러진 '마주르카 포고'라는 공연을 가진다. 바우쉬는 70년대 무용과 연극을 혼합한 탄츠테아터라는 장르를 창안한 뒤 이 장르를 전문적으로 공연하는 무용단을 만들었다. 10월 17일에는 포르투갈의 민속음악 파두의 전설인 아멜리아 로드리게스를 계승한 미샤가 첫 내한공연을 가진다. 아르헨티나의 민중가수 메르세데스 소사도 9월 4, 5일 첫 내한공연을 펼친다. 모두 LG아트센터. (02)2005―0114
■주목할만한 클래식공연
세계적 권위의 쇼팽콩쿠르 우승자 4명이 내한공연을 가진다. 2001년 대회에서 역대 최연소(당시 19세)로 우승한 중국계 피아니스트 앤디 리는 3월 2일, 75년 우승자로 현대곡까지 넓은 레퍼토리를 보유한 크리스티안 짐머만(47)은 6월 4일, 85년 우승자로 최고의 쇼팽연주자로 극찬받았던 스타니슬라브 부닌(37)은 10월 중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연주할 예정. 80년 동양인 최초로 우승한 베트남계 피아니스트 당 타이 손(45)은 11월 4일 호암아트홀에서 연주회를 가진다. (02)541―6234
이외에도 올해 오는 최고의 외국교향악단은 3월 1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연주회를 가지는 빈 필, 외국 솔리스트로는 윤이상의 오보에 협주곡을 헌정받은 오보이스트 하인츠 홀리거(3월 26일 금호아트홀), 영화 디어 헌터 중 '카바티나' 선율로 유명한 기타리스트 존 윌리암스(10월 7일 LG아트센터), 비올리스트 유리 바쉬메트(11월 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3대 테너의 뒤를 잇는 유망주 호세 쿠라(10월 2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가 있다.
■볼만한 연극
2000년 개관 이래 해외 연극을 꾸준히 소개해온 LG아트센터는 올해도 러시아 극단 데레보의 '신곡'(2월 5∼9일) 캐나다 연출가 로베르 르빠쥐의 '달의 저 편'(3월 13∼15일) 이탈리아 연출가 로메오 카스텔루치의 '창세기'(3월 21, 22일)를 초청한다.
데레보는 이미 2000년, 2001년 두 차례 내한해 'Once…'로 관객을 열광시켰던 비언어 신체극단이다. 데레보의 '신곡' 은 단테의 원작을 무대화한 것으로, 관객과 배우를 모두 무대에 올리기 때문에 매회 관객을 390명으로 제한하는데, 벌써 표가 40% 팔렸다.
'달의 저 편'은 북미 최고 연출가 르빠쥐의 첫 내한공연으로, 우주를 향한 인간을 꿈을 단 한 명의 배우와 첨단매체로 표현한 작품이다. 카스텔루치는 유럽 아방가르드 연극의 리더로 꼽히는 인물. '창세기'는 창조 뒤에 드리워진 파괴의 그림자를 다룬 충격적 작품으로 알려져있다. (02)2005―0114 www.lgart.com
/오미환기자 mhoh@hk.co.kr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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