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기부전으로 남성클리닉을 찾은 40대 중반의 K씨는 발기부전을 치료받고 기쁜 마음으로 병원을 나섰다. 그러나 며칠 후 진료실을 다시 찾은 K씨는 발기 기능을 회복했는데도 정상적 성생활을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진료 중 이러한 환자를 종종 접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마땅한 성파트너가 없거나 배우자가 성생활을 거부하는 경우가 대부분. K씨와 같이 성생활을 정기적으로 못할 경우 겨우 회복된 성기능을 다시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
K씨의 경우는 배우자의 성기능 장애가 원인이었다. 보통 여성의 성기능 장애는 일반적으로 남성에 비해 관심도 적고 터부시하는 경향이 강해 치료를 생각하지도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나마 정신적 요인이나 여성호르몬 결핍에 따른 갱년기 증상의 하나로 인식되는 정도였다. 비뇨기과 전문의들도 남성의 성기능 장애와 같은 질병으로 다루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성생활은 항상 상대가 필요하다. 정기적이고 안정적인 성생활을 위해선 배우자와의 성생활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남성의 성기능 장애 못지않게 다양하게 나타나는 여성의 성기능 장애도 중요한 문제다.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여성의 성의식이 개방되고 약물치료 기대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부부의 성생활이란 남성과 여성의 조화가 중요하므로 남성의 성기능 장애만 치료하는 것으로는 삶의 질을 개선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여성의 성기능 장애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이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는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 입장에서도 중요하다.
특히 대부분의 여성은 남성과 달리 단지 성기의 외형적 반응만으로는 성적 만족도를 알기 어렵다. 감정 상태, 배우자와의 관계와 친숙도, 매력, 신뢰도, 주위 환경 등 신체 외적인 요인이 만족도에 크게 관여한다는 얘기다. 남성이 이러한 상황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입장에서 접근한다면 부부간의 성 트러블을 극복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성원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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