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버트 바라바시는 21세기를 이끌어갈 신개념 과학의 하나로 주목받는 '복잡계 네트워크 이론'의 창시자다. 이 책 '링크'는 까다롭기 짝이 없는 수학적 이론에서 출발한 그의 이론이 어떻게 현실에서 빛을 발할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언뜻 무질서하게만 보이는 복잡한 현상의 이면에는 수많은 요소들 간에 거미줄처럼 엮인 네트워크가 있고, 그 날줄과 씨줄을 곰곰이 살펴보면 미묘한 질서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세련된 나비 이론'이다. 기존의 복잡성 과학이론과 비교해 훌륭한 설득력을 갖추고 있기에 경제학, 정치학, 인문학, 공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에 응용되고 있다.몇 번씩이나 지나온 책장을 다시 넘겨가며 읽은 이 책의 가장 큰 의미는 인간 사회 내부에 존재하는 사람들간 의사소통 경로는 모두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직접 통하지 않더라도 누군가를 거친다면 몇 번이든 다리를 건너 서로가 모두 연결되어 있으며, 이 때문에 어떤 소식이든 이러저러한 경로를 거쳐 결국 모두에게 유통된다는 원리다.
내게는 이것이 인터넷 검색엔진인 야후나 구글을 이용하면 모든 사이트를 방문하지 않고 몇번의 클릭으로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과 같다고 여겨졌다. 이 때 검색엔진은 다른 모든 네트워크로 이어지는 핵심 축, 즉 허브의 구실을 한다. 마치 전 세계를 잇는 항공 노선에서 허브 공항이 하는 역할과 같다.
이는 회사를 이끌어가는 CEO(최고경영자)라는 막중한 책임을 진 사람이 스스로 허브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 하는 생각으로 자연스레 이어진다. 기업도 마찬가지로 네트워크의 사회다. 경영 의사결정 네트워크, 판매 네트워크 등 기업의 하부구조에는 다양한 네트워크가 존재한다. 그 정점에 CEO가 있으며, CEO는 최고의 책임을 가진 허브가 될 수 밖에 없다. 이 허브가 망가진다면 네트워크는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으며 주어진 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을 상실하게 된다.
이 책은 CEO라면 기업이라는 네트워크를 어떻게 잘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하기 전에 스스로 허브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교훈을 내게 남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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