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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내 삶이 3일 밖에 남지 않았다면…"/유언장사이트 연 이성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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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내 삶이 3일 밖에 남지 않았다면…"/유언장사이트 연 이성희씨

입력
2003.0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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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당시 국내 최초로 실직자들을 위한 쉼터를 만들어 실업극복 국민운동의 불씨를 당겼던 이성희(李晟熙·41·양천구 목3동)씨가 유언장 사이트를 만들었다.유언장닷컴(yoounjang.com)은 2000년 12월 출간된'만약 내 삶이 3일밖에 남지 않았다면'(엘림 출판사)의 내용처럼 자신의 삶이 3일 밖에 남지 않았을 경우를 가정하고 아내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남기고 싶은 이야기를 적고 자신의 걸어온 길과 재산 등을 정리한 뒤 비밀번호로 자신이나 사후 가족이 열람할 수 있는 인터넷 유언장 은행이다.

이씨는 "나 역시 IMF 당시 어려운 사람들 중 하나였고 힘들 때면 그런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었다"며 "그러한 생각이 주변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었다"고 했다. 이씨는 98년 1월 목동에 실직자들의 쉼터인 'IMF 모임터'를 개설했다. 당시 국내 최초의 실직자 쉼터이자 취업정보 교환처로 전국적 실업극복운동의 구심점이 됐다.

쉼터 문을 열던 당시의 이씨 역시 바로 전 해 중소사무용품 제조업체 '하나로 시스템'을 운영하다 2억원의 부도를 내고 반년 동안 한강시민공원과 기원 등을 떠돌던 상태. 당시 6개월간 7,000여명이 이곳을 거쳐가며 전국 실직자대책협의회가 구성됐고 사이버 모임터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씨는 2000년 모임터에서 의기투합했던 실직자들과 함께 부도난 회사 '하나로 시스템' 재건에 나서 빚을 모두 갚고 재기에 성공했다. 함께 했던 이들 중 현재 여행사를 차리거나 조그만 가게를 만들어 독립해 나간 이들도 있다.

지금 함께 일하고 있는 박모(45) 실장과 이모(30) 대리 모두 실직의 아픔을 딛고 이씨와 동업한 케이스. 이씨는 당시를 돌이켜 보며 "모두가 IMF를 힘겹게 극복했지만 이제 자신의 모습을 돌이켜 보고 정리해야 할 시간"이라며 "유언은 사후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의 삶을 보람있게 만드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박은형기자 voi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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