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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코리아에선…" 세계언론 연일 "한반도 문제" 대서특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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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코리아에선…" 세계언론 연일 "한반도 문제" 대서특필

입력
2003.0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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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주요 언론들의 스포트라이트가 한반도에 집중되고 있다. 한국의 대통령 선거와 반미 감정확산에 이어 지난해 말부터 북 핵 파문이 심각해지면서 해외 언론들의 1면 헤드라인에는 한반도뉴스가 빠지는 날이 거의 없다.북한을 둘러싼 미국과 한국 간 시각 차와 주변국 간 이해충돌 등 복잡하게 얽힌 외교정세를 분석하고 해법을 제시하느라 세계 언론들은 이라크 문제보다 더 자주 톱 뉴스부터 사설과 칼럼 등 주요 지면을 대거 할애하고 있다. CNN, MSNBC, BBC 등 주요 방송들도 수시로 서울 특파원을 불러내 한반도 문제를 집중 보도하고 있다.

▶미국 언론

미국 언론의 최근 키워드는 단연코 북한이다. 뉴욕 타임스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 있는 기사 중 북한 관련 기사 건수는 지난 한 달 간 무려 971건으로 577건에 그친 이라크 관련 기사보다 훨씬 많았다. 뉴욕 타임스는 2일자에서 '50년 맹방 한국, 이제는 미국에 외교 문제를 던지다'를 제목으로 북한 핵 문제에 대한 한미 간 시각 차를 톱기사로 보도한 것을 비롯해 6일째 한반도 관련 뉴스를 1면 톱 또는 중간톱 기사로 다루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도 1일자 1면 톱으로 부시 대통령의 북 핵 관련 회견을 다룬 것을 비롯해 북한 핵 문제가 최근 1면에서 빠지지 않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도 2일자 1면에 이례적으로 '서울과의 분열이 북한 위기를 복잡하게 한다'는 제목의 국제 정치기사를 톱으로 올렸다. 이 신문은 지면에 좀처럼 사진을 싣지 않는 관행을 깨고 2000년 6월 남북 정상회담과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병영 방문 사진 2장과 함께 남북한 정치 일지까지 실었다.

북한 핵 문제와 한국의 신정부 출범에 따른 한미 관계 등을 조망하는 사설이나 칼럼들도 홍수를 이루고 있다. 1일자 워싱턴 포스트 여론면에는 한반도 문제 관련 칼럼이 두 개나 실렸다. 독자투고면의 화제도 북한 핵 문제다. 주요 언론의 독자면에는 부시 정부에 대북 대화를 촉구하는 글에서부터 한국의 반미 시위에 대한 입장을 다룬 글들이 하루도 빠짐없이 소개되고 있다.

NBC, ABC, CBS 등 주요 지상파 방송은 물론 CNN, 폭스 뉴스 등 케이블 방송의 뉴스에서도 북한 핵 문제가 거의 톱뉴스로 다뤄지고 있다. CNN은 2일 여성 특파원이 휴전선 부근의 미군 기지를 배경으로 한국군과 미군이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하는 등 긴장된 분위기를 보여주었다. 이 방송은 백악관 출입기자와 이라크, 서울의 특파원을 연결하는 3원 방송을 통해 한반도의 상황을 이라크 상황과 같은 비중으로 전하고 있다.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도 '특수'를 맞고 있다. 각 방송의 시사 토크 쇼에는 전직 관료 출신이나 워싱턴 싱크탱크의 연구원, 핵 문제 전문가들이 하루도 거르지 않고 출연해 부시 정부의 북한 핵 대처 방법에 대한 시각 등을 밝히고 있다.

백악관이나 국무부의 브리핑도 절반 이상이 한반도 관련 문제에 대한 질의 응답으로 채워지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모인 기자들의 첫 질문은 어김없이 북한 핵 문제이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 문제에 대한 질문을 모두 받은 뒤에 다른 질문을 받는 식으로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유럽·일본·중국 언론

유럽 언론들도 북 핵 문제에 초미의 관심을 보이고 있다. 주요 경제뉴스를 제쳐놓고 1면과 칼럼난에 북 핵 문제를 단골 메뉴로 올리고 있는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3일에는 노 대통령 당선자가 벼랑끝 전술을 펼치고 있는 북한과 강경 태세의 미국 사이에서 이중 압박을 받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비중있게 다뤘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도 신년호(2일자) 커버스토리에서 '폭발한 것 같은 김정일'이라는 제목으로 북 핵 문제의 심각성을 다루었다.

일본 신문도 지난해 9월의 북일 정상회담, 10월의 일본인 피랍 생존자 5명 귀국에서부터 시작해 북한 핵 문제에 이르기까지 북한 관련 뉴스로 뒤덮고 있다. 도쿄(東京)신문은 북한에 대해 높아지는 독자들의 관심에 대응해 1월 1일자에 2개면을 할애해 북한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생활상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북한 철저 해부' 특집을 게재했다. 1월 3일자에는 북한의 신년 공동사설 내용을 소개하고 분석하는 기사가 전 신문에 빠짐없이 실려 북한의 움직임에 대한 깊은 관심을 반영했다.

북한 핵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면서 사설의 주제로도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고 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3일자 사설에서 "핵 계획 동결을 규정한 북미 핵 합의가 사실상 붕괴해 북한의 핵 개발 위협은 이라크보다도 절박하다"며 "북한이 핵 무장의 길로 돌입한다면 미국이 다시 영변에의 폭격을 진지하게 검토하는 사태도 상정된다"고 우려했다.

중국도 북한의 핵 시설 봉인 제거 조치 이후 북 핵 문제를 1면 톱기사는 물론 해설기사와 사설로 연일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인민일보는 지난해말 서울과 평양, 도쿄, 워싱턴 특파원 등 해외 취재망을 총동원해 '한반도 난류가 나타나는 듯하더니 또 다시 한파가 불다'라는 특집 기사를 게재했다.

/워싱턴=김승일 특파원 ksi8101@hk.co.kr 도쿄=신윤석 특파원 ysshin@hk.co.kr 베이징=송대수특파원 dssong@hk.co.kr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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