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실무진의 의견 청취 없이 북한을 '악의 축'국가로 지목했고, 미 정부가 한때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차관보 대신 대북 강경론자인 존 볼튼 국무부 차관을 대북 특사로 지명하려 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2일 보도했다.이 신문은 '대북 문제에 관한 한미 간의 균열'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 국무부 실무진은 지난해 1월 29일 부시의 '악의 축' 연설이 있던 날에서야 북한이 '악의 축' 국가에 포함됐음을 알게됐다고 전했다. 국무부 동아시아국은 "한국과 일본의 반발이 예상된다"며 콜린 파월 국무장관에게 북한을 제외해야 한다고 건의했으나, 파월은 "대통령의 생각이고 그의 연설이니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또 지난해 10월 켈리의 방북을 앞두고,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켈리 대신 군축과 비확산 문제를 담당하는 볼튼 차관이 방북해야 하며 일정도 당일 방문으로 축소해야 한다"는 강경한 주장을 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신문은 특사 방북 당시 북한의 우라늄 핵 개발 시인과 관련, 북한은 나중에 중국측에 "핵 개발을 시인하지 않았으며, 단지 핵 개발 권리가 있다는 입장만을 밝혔다"고 설명했다며 북미 간의 오해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신문은 북한 핵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또는 리처드 루가 미 상원 외교위원장 내정자 등이 중재자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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