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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문예 / 당선소감 - 희곡 당선자 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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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문예 / 당선소감 - 희곡 당선자 김민정

입력
2003.0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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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를 위해 꼭 신춘문예에 당선되고 싶었다. 글을 쓰는 자식을 둔 모든 어머님들이 그러하겠지만 우리 가족들도 나의 불규칙적인 식사, 지저분한 방, 잠들지 못하는 날들, 짜증스런 말투에도 불구하고 막연한 기다림으로 뒷바라지하며 마음 졸여 왔다. 나는 이즈음에 가족들을 안심시키고 기쁘게 하고 싶었다. 엄마, 아빠, 할머니를 비롯한 가족들은 이 소식에 나보다 더 기뻐할 것이다.더불어 부족한 나의 희곡을 읽어주고, 충고해 주고, 북돋워주던 동문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이들 또한 당선소식에 나보다 더 기뻐할 사람들이다. 수인이 형, 삼식이 형, 연규 언니, 정화 언니, 수진이, 미정이. 이 희곡을 누구보다 먼저 읽고 함께 고민해줬던 사람들이다. 다른 사람의 글을 꼼꼼히 읽고 조언해 준다는 것은 어렵고 힘든 일이다. 하지만 언제나 기꺼이 그 일을 자처했던 연극원 전문사 선후배, 동기들. 이들의 도움이 내가 포기하지 않고 희곡을 쓰게 한 힘이 되었다.

좋은 희곡을 쓰는 일은 참 힘들다. 희곡을 쓰는 과정은 쓸데없는 대사를 줄여가는 것이라 가르쳐주신 선생님이 계신다. 하지만 잘라내고 잘라내도 헛말이 많은 것은 살면서 너무 많은 욕심, 내 것이 아닌 것들을 탐내는 어리석음 때문은 아닐까. 박조열 선생님의 지도는 삶의 태도에 대해 돌아보게 한 매서운 채찍이 되었다.

이제 '브라질리아'는 신문지상에 실려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진다. 그리고 올 봄이면 무대에 올라 관객들에게도 보여질 것이다. 부끄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고통스럽게 낳은 자식을 세상에 보이는 것 같은 가슴 벅참도 있다. 이런 기회를 허락해 주신 심사위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나에게는 신춘문예 당선이 평생 부담이 될 것이다.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으로 진 이 빚을 좋은 희곡으로 갚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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