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 돼. 돈 받고 상 주나요?" 2002년 가요·연기 대상 시상식에 대해 네티즌들의 거센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연말에 치러지는 각종 시상식은 한 해를 정리하는 가요· 방송의 축제이다. 그러나 각 방송사들은 공정성과 객관성보다는 상으로 연예인을 붙잡아두는데 더 마음을 쓰고 있다.
MBC는 작년 방송 담당기자들이 '최악의 프로그램'으로 뽑은 드라마 '인어아가씨'에 상을 몰아줬다. 딸이 아버지에게 고성을 지르다 병을 깨 들고, 의붓어머니의 뺨을 때리는 장면을 드라마 명장면으로까지 뽑아 방송했다.
KBS는 최우수 연기상 등에 공동 수상을 남발해 스스로 격을 떨어뜨렸다.
SBS는 해를 넘겨 아직 방송중인 미니시리즈 '별을 쏘다'의 출연자에 큰 상을 안겼다.
각 방송사의 가요시상식도 비슷했다. 12월 27일 음반을 발매한 god가 10대 가수로 뽑히는가 하면 평론가들이 '최악의 록 앨범'으로 꼽은 문희준이 록의 부활을 알린 밴드들을 제치고 록 부문에서 수상했다.
KBS와 MBC는 음악성이나 음반판매량을 제쳐두고 대상 수상자를 골랐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인기 엔터테이너를 붙잡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네티즌의 비난과 전파낭비, 연예기획사의 나눠먹기, 시상의 불공정성을 들어 연말 시상식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 시민단체들에게 어떤 대답을 해 줄 수 있을까.
KBS와 MBC 10대 가수를 동시에 수상한 윤도현의 제안은 그래서 신선하다. 그는 각 방송사들이 지혜를 모아 공정한 기준으로 연말 가요대상을 공동 시상할 것을 제안했다.
시청률과 거품 같은 인기를 내걸고 '연예인 내 편 만들기'의 기회로 삼는 연기·가요 대상은 수상자에게 영광도 아닐테고 시청자들에 대한 예의로서도 말이 안된다.
이종도 문화부 기자 ec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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