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청계천복원사업의 첫 삽이 7월1일 떠진다. 청계천복원은 환경 친화적 도시로 서울의 이미지를 변신시키고 강북 도심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맑은 물이 흐르는 청계천은 적어도 2005년이나 돼야 볼 수 있다. 올해는 당장 개발시대 근대화의 주요 상징이었던 청계고가도로가 영원히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역사·환경복원과 도심개발
동아일보사 앞에서 신답철교까지 5.84㎞의 청계천을 되찾는 이 사업은 크게 도심생태공간 조성 및 역사·문화 복원과 도심개발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2급수 이상의 물이 하루 6만∼9만 톤씩 흘러 수심 50㎝를 유지할 청계천은 아이들이 수영할 수 있고 붕어가 살 수 있는, '도심생태공원'으로 다시 태어난다. 여기에 광교 수표교 등 유물이 복원돼 600년 서울의 역사와 문화가 되살아난다. 청계천 복원은 80여 만평에 달하는 이 일대를 국제금융업무단지, 정보기술(IT)과 영화 패션 등 첨단산업단지로 자연스럽게 변신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변화는 민간이 주도하고 서울시는 재개발 활성화를 위한 세제, 금융, 행정을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서울시립대 정창무 교수는 "3,600여 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지만 개발이익 2,000억∼3조3,600억원, 경제파급 16조∼19조원, 취업유발 18만∼21만여명 등의 재개발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추산했다.
■교통문제 해결은
하지만 청계천복원사업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올해는 짜증나는 교통혼잡과 소음으로 시작된다. 공사가 시작되는 7월부터 청계고가도로 4차로, 복개도로 8차로 등 총 12차로 중 8차로가 줄어든다.
청계고가도로와 복개도로를 이용하는 차량은 하루 16만8,000여대. 이중 10만여대가 도심통과 차량이고 나머지는 주변 조업 및 방문차량으로 추산된다. 시는 도심통과차량은 내부순환도로를 중심으로 을지로와 종로축을 이용해 우회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청계천 양쪽에 각각 2개 차로를 조성하되 조업주차를 위해 1개 차로씩을 추가 확보하고 종묘(1,400대) 훈련원(900대) 동대문운동장(900대) 등의 공영주차장을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청계천을 지나는 버스노선을 폐지하는 대신 종로와 을지로의 지하철과 연계하는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광화문-동대문 도심순환버스 운행(3월), 동북부지역 버스 간·지선시스템 도입(4월) 등으로 교통난을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공사는 빠르고 소리없이
청계천 고가도로와 복개도로 철거공사는 대략 140여m 간격으로 40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시작해 6개월내에 끝낸다는 계획이어서 연말이면 훤히 드러난 하천바닥을 볼 수 있다.
시는 공사소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방음벽 설치는 물론 고가도로와 복개구조물을 일정한 크기로 절단한 뒤 트럭으로 시외곽으로 실어내 파쇄와 재처리를 할 계획이다. 총 114톤에 달하는 철거폐기물을 운반하는 차량(하루 15톤 트럭 50대 가량)은 주로 야간에 하천바닥을 이용토록 할 방침이다.
■주민·상인 설득이 관건
차질 없는 청계천복원사업의 최대 관건은 이 지역 주민과 상인 설득 여부. 주변 상인단체들은 지난달 말 "시가 상권변화와 교통흐름에 대한 사전점검 없이 독단적으로 공사를 강행할 경우 실력행사와 함께 법적대응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시는 상인 및 주민대표, 시·구의원 65명으로 구성된 주민·상인협의회를 이 달초 본격 가동하는 한편 종로와 동대문에 현장사무소를 설치해 지역여론을 최대한 수렴할 계획이다. 청계천복원추진본부측은 "청계천 상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결과 찬성 45%, 유보 또는 반대 30%, 적극반대 10%였다"며 "상권 대체지 조성, 공사 중 상업피해 최소화 등으로 설득하면 큰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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