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사진) 대통령 당선자는 31일 "미국이 대북 맞춤형 봉쇄 정책을 채택했는지는 잘 모르지만 그것이 북한을 제어하거나 굴복시키는 데 효과가 있는, 적절한 수단인지에 대해선 회의적"이라고 말했다.노 당선자는 또 "새 정부 인사는 추천위원회의 능력·지향성 검증, 도덕 검증, 지역 안배와 정치적 조정 등 3단계 절차를 거치겠다"면서 "조각 단계부터 '빅4'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3·4면
노 당선자는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별관 대통령직 인수위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새해 국정 구상을 밝혔다.
노 당선자는 "미국은 (북한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하든 절차나 내용면에서 한국의 의견을 최우선적으로 존중해야 한다"면서 "우리 국민은 물론 여야 정치지도자도 이 태도를 확고히 갖고 지지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한국 정부나 지도자가 한국민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주권국가의 위엄을 유지하려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일 텐데 오히려 우리 안에서 거꾸로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이런 면에서 한국은 참 답답한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노 당선자는 북핵 문제에 대해 "1월 중으로 북한과 미국을 설득하는 프로그램 등 전체적인 대응책을 제시하겠다"며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의 회담 추진, 대북 특사 파견 등의 가능성이 모두 열려 있다"고 말했다. 노 당선자는 전날 주한미군 철수 발언과 관련, "특별한 정보를 갖고 얘기한 것은 아니며 그런 문제들에 대해 우리 안보 책임자들이 충분한 대비 프로그램을 갖고 있는지 주의를 환기하는 취지에서 질문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노 당선자는 경제정책 방향에 언급, "현 정부의 구조개혁 정책을 지속하되 더디고 지지부진한 부분은 정비하겠다"면서 "기업이 실력으로 뻗어가는데 아무 제약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당선자는 민주당 인적 청산 논란과 관련,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국민이 보기에 새 시대를 이끌어갈 이미지를 가진 사람들이 앞장서서 당을 주도하는 게 제일 좋은 개혁, 새로운 정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효섭기자 hsshin@hk.co.kr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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