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CEO 3인 경제 좌담 / "글로벌 경쟁력 확보 "불확실 경제" 뚫는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CEO 3인 경제 좌담 / "글로벌 경쟁력 확보 "불확실 경제" 뚫는다"

입력
2003.01.01 00:00
0 0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적 불확실성은 새해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세계 경제의 기관차인 미국경제가 여전히 안개 속에 있고, 북한 핵문제가 또다른 변수로 다가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앞을 낙관하기 어렵지만, 우리 경제에는 유능한 CEO(최고경영자)와 기업들이 있어 희망을 준다. 새 기대주로 떠오르는 이들 CEO의 희망찬 신년 경영 화두와 계획, 포부를 들어보았다. 양흥준 사장이 이끄는 LG생명과학은 지난해 LG그룹이 대기업으론 처음 바이오 부문을 떼어내 출범시킨 회사로, 국내 최초의 글로벌 바이오 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도기권 사장의 굿모닝신한증권은 선진경영과 함께 지난해 업계 처음으로 합병에 성공해 증권업계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김범수 사장의 인터넷기업 NHN은 '유료화'란 수익모델을 창출, 닷컴업계는 물론 코스닥시장의 황제주로 등극해 있다. /진행:이의춘 경제부 차장

양 흥 준/LG생명과학 사장

1946년 부산 1969년 서울대 화학공학과 졸 1989년 미 워싱턴대 생물공학 박사 1996년 LG화학 신사업전략담당 상무 2000년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 2002년8월 LG생명과학 대표이사

도 기 권/굿모닝신한증권 사장

1957년 대구 1983년 연세대 사회학과 졸 1985년 미 듀크대 MBA 1996년 씨티은행 소매금융부문 사장 1998년 쌍용투자증권 대표이사 1999년 굿모닝증권 대표이사 2002년 굿모닝신한증권 대표이사

김 범 수/NHN 사장

1966년 서울 1992년 서울대 산업공학과 대학원 졸, 삼성SDS 입사 1998년 한게임커뮤니케이션 창립 대표이사 2000년 한게임커뮤니케이션과 NHN 합병 2002년 NHN 공동대표이사

사회=신년 화두에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빠질 수 없다. 경제계는 기대반 우려반인 것 같은데 한 말씀해달라.

도기권 사장='시장 친화적 기업환경을 만든다'는 등등의 말은 과거 정권도 했던 원칙적인 것들이다. 그런 원칙들이 지켜지면 좋지만, 몇몇 이해집단들로 인해 흐트러질 것이 걱정된다. 쉽지 않겠지만, 말한 것들이 '정확히' 이뤄졌으면 한다.

양흥준 사장=생명과학기술(BT)은 국민건강과 복지를 위한 사업이다. 기업이 도맡아 하기에는 너무 벅차다. 정부가 과감히 금융시스템을 마련하고 조직적인 채널을 통해 지원해야 한다. 미래사업에 대비하지 않으면 선진국으로 가기는 힘들다.

김범수 사장=미국에 영화, 일본에 애니메이션이 있다면 한국에는 게임이 있다. 우리 게임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춰 중국시장 60%, 대만시장은 70%를 점한다. 그런데 정부는 게임이 아이들 공부나 방해하는 것쯤으로 보고 있다. 세상이 바뀌었는데, 바뀐 세상을 오프라인 방식으로 규제한다. 얼마만에 찾아온 기회인가,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인터넷을 아는 분이 대통령이 되어 기대하는 바가 크다.

사회=신년 포부를 밝혀달라. 먼저 NHN은 2002년이 아주 각별한 해였던 만큼 새해 각오도 남다를 것 같다.

김범수 사장=NHN은 지난해 인터넷 비즈니스의 성공모델을 제시했다. 업계 전체로선 인터넷의 화두인 '유료화'를 사용자들이 수용한 상징적인 한해였다. 이런 것이 우리나라에서 먼저 이뤄져 개인적으로도 행복하다. 외국인들은 한국이 미래에서 온듯한 느낌을 받고 있다. 한국이 외국에 나가 싸울 무기가 하나 생긴 기분이다. 올해도 아주 낙관적이지는 않지만 희망적이라고 본다. 벤처는 경쟁속에 살고 도태하게 마련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올해는 우리 정보기술(IT)업계가 경쟁력을 기반삼아 세계로 나아갈 시점이 될 것이다.

도기권 사장=최근 20여국에서 기업설명회(IR)를 하며 외국인들의 반응을 보며 놀란 게 두가지다. 스타벅스가 정말 성공했고, 두번째는 한국의 인터넷 수준이 명실상부 세계 최고라는 것이다. 노무현 후보의 당선이나 월드컵 4강은 인터넷의 힘이었다. 그 인터넷으로 인해 증권사들은 새로운 수익모델이 필요해졌다. 5년전만 해도 오프라인 매매가 90%이상이라 1년 벌어 수년간 먹고 사는 풍토가 가능했다. 지금 온라인 매매가 80%인 상황에서 더 이상 위탁매매 수익으로는 먹고 살 수 없게 됐다. 이제는 정말 변화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졌다. 닷컴 비즈니스의 딜레마를 어떻게 풀어내느냐, 이것이 증권업계의 최대 숙제다. 굿모닝신한은 효율성과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조직체계를 갖출 예정이다.

양흥준 사장=BT는 미래의 꿈과 희망에 대한 여백이 크다. 업계로선 글로벌 성과물을 내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이런 점에서 LG생명과학은 올해가 전환점이 되는 해다. 비록 지난해 8월 출범했지만 LG화학에서 분할되기 전인 1980년대부터 핵심역량을 키워왔다. 그 성과물인 퀴놀른계 항생제 팩티브가 올해 미 식품의약국(FDA)과 영국에서 인가를 받을 예정이다. FDA의 인가를 받는 것은 아시아권에서 일본말고는 처음이고, 연간 로열티만 해도 650억원에 이른다.

사회=올해도 증시에 관심이 높은데 전망이 둘쭉날쭉이다. 어떻게 예상하는가.

도기권 사장=긍정적으로 본다. 우리 회사는 종합지수가 1,126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물론 조건이 몇가지 있다. 이라크 사태와 북한 핵 문제가 조기해결되어야 한다. 그러나 낙관하는 보다 큰 이유는 우리 기업들이 5년 전과 달리 패러다임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기업들에게 예전엔 매출과 성장이 관심사였는데, 지금은 투명경영과 수익률이 최대 관심사다. 종합지수 1,000은 과거에는 유동성에 근거했지만, 지금은 펀더멘털(경제기초체력)상 가능하다.

사회=우리 경제의 희망으로 떠올랐던 벤처는 고사위기에 처해 있다. 넘쳐나던 앤젤투자자는 사라졌고, 벤처기업은 지난해보다 2,300여개나 줄어 2년전 수준인 9,100여개로 회귀했다. 올해 전망은 어떠한가.

김범수 사장=역시 외관상 불확실성이 클 것 같다. 벤처는 희망과 절망, 혹독한 옥석가리기 등 많은 변화를 겪었고 지금도 그 과정에 있다. 이를 통해 선도기업들은 수익성을 확보해 가능성이 구체화하고 있다. 무늬만 벤처인 곳은 모습을 감추고, 불신의 상징이던 벤처업계는 점차 신뢰를 회복하고 있다. 나아가 한때 거품으로 인식되던 닷컴기업들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NHN의 유료화 성공은 한국은 물론 세계 닷컴 업계에 새로운 사업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사회=바이오산업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지만, 국내에서 성과물은 아직 보잘것없다. 국내 개발돼 허가된 신약은 팩티브까지 5개에 불과하다.

양흥준 사장=아직은 성과보다 기대감이 더 높다고 할 수 있다. 투자에서 제품이 나오기까지 15∼20년 걸리는 등 사업모델이 다른 업종과 다르다. 중요한 것은 BT는 어떻게 병을 고치고, 무엇을 먹고 사느냐 하는 문제를 다룬다는 점이다. BT산업에 대한 시각교정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BT사업은 기업이 혼자서 할 수 없고 정부가 터전을 닦아줘야 한다. 미 연방정부는 연구개발비 900억달러 중 IT에 절반을, 또 BT에 200억달러를 지원한다.

사회=올해의 경영 방침은 어떤가. 신한금융그룹은 특히 조흥은행을 인수하면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도기권 사장=신한금융그룹이 가진 증권·은행·보험·카드의 연계 영업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면 2005년 '빅3'의 위상을 달성할 것으로 본다. 단순히 시장점유율 3위가 아니라 직원 1인당 수익성과 생산성, 고객 만족도 면에서도 빅3에 진입할 계획이다. 올해는 우선 은행-카드-증권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FNA상품을 선보이고, 기업금융부문에선 '기업금융센터'를 구성해 업계 수위를 목표로 활발한 영업을 할 예정이다.

김범수 사장=국내의 성공적인 비즈니스모델을 해외진출을 위한 발판으로 삼겠다. 구체적으론 2년전 진출한 일본시장에 본격적으로 투자해 수익성까지 확보할 계획이다. 물론 네이버, 한게임 브랜드를 기반으로 한 국내 수익원도 확대, 강화할 것이다. 이를 통해서 올해는 1,300억원의 매출과 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것이 목표이다.

양흥준 사장=올해 1,800억원의 매출과, 연구개발 투자 610억원, 시설투자 150억원을 계획하고 있다. 벤처기업과 협력을 강화하고, 인간성장호르몬 등의 해외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연 평균 3개 이상의 신약후보를 발굴하도록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궁극적 목표는 신약의 연구개발에서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추진해 세계적 신약을 확보하는 것이다.

/정리=이태규기자 tg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