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시간. 비중 있는 다양한 전시들이 한꺼번에 열리고 있는 예술의전당을 찾아 마음을 다잡아보는 것도 좋겠다.27일 개막해 2월 10일까지 열리는 '조선 왕조 어필(御筆)'전은 전통 서예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드문 기회다. 역대 왕과 왕비, 대군과 군, 공주와 옹주 46명이 쓴 작품 90여 점을 한자리에 모았다. 서첩 간찰 현판 탁본 병풍 두루마리에 쓴 글씨와 사군자 그림도 소개된다. 특히 태종의 필적, 영조의 한글, 명성왕후(고종비) 정순왕후(영조비) 등의 글씨가 일반에는 처음 공개된다. 선조와 인목왕후(선조비)의 글씨는 예술적 측면에서 서예가를 능가할 정도로 잘 썼고, 영조는 가장 개성적인 글씨를 구사한 것으로 평가된다. 정조는 '글씨는 사람이다'라는 측면에서 가장 모범적인 필법을 보인 왕이었다.
'조선 왕조 어필'전이 전통예술의 마당이라면 '팝 아트(Pop Art)'전은 미국에서 자라난 대표적 현대미술인 팝 아트의 세계를 한눈에 보여준다. 2월 9일까지 열린다. 대표적 작가인 앤디 워홀, 재스퍼 존스, 로버트 라우젠버그, 멜 라모스, 톰 웨슬만 등 작가 12명의 작품 52점을 들여왔다. 추상표현주의로 대표되는 관념적 현대미술에 반기를 들고 1960년대 태동한 팝 아트는 마릴린 먼로 등 당대의 영화배우나 광고, 상표 등을 소재로 현대 물질문명의 일상적 이미지를 미술로 끌어들였다.
두 전시회가 다 이 분야에서는 국내 최대 규모. 예술의전당은 이밖에도 '로댕 작품전'(2월 26일까지) '조각이란 무엇인가'(2월 9일까지) '간판과 디자인'(1월 12일까지) 전 등 다양한 장기 전시를 열어 방학을 맞은 학생들은 물론 일반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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