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웃음을 지을 때마다 패이는 보조개, 작고 앳된 얼굴, 옥수수처럼 가지런한 치아가 매력적이다. 일본인 탤런트 유민(23)이 시청자들에게 새해 인사를 드린다.
그에겐 2003년을 맞는 설렘과 기대가 남다르다. "부쩍 오른 인기의 여세를 몰아 양띠인 나의 해로 만들겠다"는 야무진 꿈이다. 일본 출신 배우 후에키 유코(笛木優子)가 아니라 명실상부한 한국의 주연급 배우가 되겠다는 포부다.
유민은 1월15일부터 방영하는 SBS 수목드라마 '올인'(극본 최완규, 연출 유철용)에 전 대회 챔피언으로 등장, 세계 포커 챔피언의 자리를 놓고 이병헌과 대결을 벌인다. '올인'은 도박사들의 세계를 다루는 드라마로 송혜교 지성 등 호화 배역과 미국 라스베이거스 현지 촬영 등으로 일찌감치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국 촬영에 대해 물어보니 "드레스만 달랑 입고 밖에서 촬영하느라 추위에 떨었다"면서 싱긋 웃어보인다.
2001년 9월 한국에 온 뒤부터 그녀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MBC 드라마 '우리집', KBS2 TV 드라마 '결혼합시다'에서 얼굴을 내밀었고, 연예인 짝짓기 프로그램인 MBC '강호동의 천생연분'에서 남자 연예인들의 눈길을 한 몸에 받으며 인기가 급상승했다. 일본에서 출연했던 영화 '신 설국'(감독 고토 고이치)의 정사 장면이 인터넷에 뜨면서 인기는 더 치솟았다. 이달 중순 '유민'은 인터넷 검색 순위 1위로 떠올랐고 홈페이지에는 회원 가입자가 10만명으로 늘어나며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전화를 걸고 받기도 어려웠죠. 지금은 문자메시지도 주고 받는 걸요." 발음이 새거나 틀렸다 싶으면 입을 가리고 살짝 웃는다. 자신있는 한국어 표현이 나오면 책상 위를 두 주먹으로 통통 치며 웃는다. "인터넷으로 읽고 싶은 걸 검색해 읽을 정도는 된다구요." 첫 해만 해도 한국의 겨울이 "너무 추워서 울었다"는 그는 이제 한국이 낯설지 않고 정겹다고 말한다.
문제는 연기다. 주로 대사가 없는 역할만 맡았지만 이제 '올인'에서는 영어와 일어 한국어를 능숙하게 표현해야 한다. "게다가 감정표현이 잘 안될 때는 더 힘들죠. 일본과 감정 표현 방식도 다르니까 그때 답답해요." 하지만 욕심은 대단하다. "지금까지의 귀여운 이미지와 다른 성숙한 여인의 이미지를 '올인'에서 기대해주세요."
/이종도기자 ecri@hk.co.kr 사진 서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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