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펄펄 힘이 넘치는데 숫자 나이가 60을 넘었다고 노인 취급 받는 것을 참을 수 없어요."한국노인과학학술단체연합회가 지난 11월 10대에서 70대까지 전 연령대의 721명을 대상으로 '한국적 장수문화 관련 의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연령보다 신체적·정신적 능력을 기준으로 노인을 판단해야 하며 '노인들은 나이가 많아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등의 의식을 바꿔야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서울대 최성재(사회복지학과), 성신여대 김태현(가족문화소비자학과), 서울기독대 우국희(사회복지학과) 교수 등이 중심이 된 이번 조사는 허약하고 의존적인 기존의 '노인문화'를 대체할 새로운 '장수문화'를 만들어내기 위한 운동의 기초작업으로 실시됐다.
'노인'이란 용어의 적절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 '부적절하다'는 응답이 33.3%에 달했다.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부정적인 답변이 많아 30대의 53%가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또 노인에 대한 사회적 대우에 대해 '조금 낮다'와 '매우 낮다'가 83.9%를 차지했다. 노인의 연령기준으로 '70세부터'라는 응답이 전체의 47.4%로 가장 높았으며 '65세이상'이 38.8%, '60세부터'가 13.5%로 나왔다. 또 평균수명 80세인 장수사회가 되었을 때 노인에게 닥칠 어려움으로 '생활이 무의미하고 무료해 질 것'(29.2%) '경제적 능력저하'(22.9%) '신체적 건강' (19.5%) 순으로 나왔다. 또 노인들의 인식이나 태도에서 바뀌어져야 할 점으로 '나이가 많아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다'(40.1%) '대우받으려는 생각' (20.2%) '자식이나 남에게 의지하려는 생각'(19.6%) '젊은 사람들을 배려하지 않는 것'(14.8%)이 나왔다.
최성재 교수는 "이조실록에서는 80세 이상 장수자에게 임금이 '노인직'을 하사했다는 기록이 있어, 노인이 존경의 의미로 쓰여졌지만, 요즘 노인을 허약하고 의존적인 존재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사회에서 소외된 노인들이 자기들끼리 어울려 하위문화를 이루는 '노인문화'나 유교적 효사상에 기대 대접을 받으려는 '효문화'와 구분되는 새로운 문화를 조성해야 할 필요를 제기했다.
/김동선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