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까지만 해도 투자자들의 마음을 다소 든든하게 했던 것이 '계절효과'였다.연말·연초 특수로 소비가 늘어나면 기업들의 수익도 기지개를 켜고, 새해가 다가오면 투자자들은 심리적으로 희망을 더 갖게 되고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고 싶어한다. '산타랠리'와 '1월효과(January Effect)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매년 1월에 주가가 상승했다는 과거의 경험이 투자자들을 안심하게 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북한 핵 문제 등 외부 변수가 우리증시에 먹구름을 몰고 오면서 내년 1월 효과에 의문이 생기고 있다.
■1월 효과, 13년 중 10번
1990년 이후 한국 증시는 대부분 한 해를 오름세로 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LG투자증권에 따르면 90년부터 지난해까지 13번의 개장일에서 90년, 94년, 95년을 제외하고는 10번 모두 지수가 상승하며 한해를 시작했고 특히 96년 이후 지난해까지는 해를 거르지않고 '상승개장'의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전체 13번 개장일의 평균 지수상승률은 1.7%였으며 10번의 '상승개장일' 평균상승률은 2.39%였다. 99년과 2002년에는 개장일 각각 4.5%씩 지수가 급등했다. 또 개장일 이후 5일간의 수익률 역시 평균 1.8%로 '상승세'가 우세했다.
KGI증권이 85년부터 올해까지 18년 동안 월별 종합주가지수 등락률을 조사한 결과, 1월 평균 주가 상승률이 5.94%로 다른 달의 주가 상승률보다 월등히 높았다. KGI증권 한창헌 연구원은 "1월 수익률은 다른 달의 수익률 평균치에 비해 높게 나타났으며, '개장일 효과'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연초에는 한해 증시에 거는 기대가 한꺼번에 표출된다"고 강조했다.
■북핵 등 불안 요소 발목
연말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와 1월 효과로 연초 주가가 오르더라도 이는 기술적 반등에 불과할 뿐 상승장의 시작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북한 핵 문제와 이라크 전쟁 리스크 등 대외 불안요인이 1월효과의 발목을 잡고 있다. 서정광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가 있고, 연말 지속된 하락세로 저가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지만 대외 불안요소가 해소되지 않아 기술적 반등국면 이상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신증권 성진경 연구원도 "오히려 1월 반등 국면을 이용해 주식을 현금화하고, 본격적인 매수 시점은 이라크전 발발 이후 기름값이 안정된 이후로 미루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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