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맞이 집단장을 대청소만으로 끝내기에는 뭔가 찜찜하다. 조금만 더 욕심을 내 그림 한 점을 걸어보자. 적당한 장소에 걸린 한폭의 그림은 죽은 공간에 생기를 불어넣어 분위기를 살려주는 액세서리 역할을 톡톡히 한다. '아트 코디네이터' 이미애씨는 "밋밋한 옷에 작은 액세서리를 더해 전혀 다른 느낌을 주듯이 작은 그림 한 점이 집안 전체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며 "몇 가지 원칙만 알면 집에 그림을 거는 것이 그다지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그림 걸 때의 기초 원칙
그림을 걸 때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눈높이에 맞춰 낮게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관공서나 이발소 등에서 천정에 붙을 정도로 높이 걸린 그림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불안하고 복잡한 느낌을 준다. 천정과 그림과의 간격은 최소 40㎝가 되도록 하고 벽면에 다른 가구가 있을 때는 가구 위선에서 5∼10㎝만 떨어지도록 걸어야 편하게 느껴진다. 너무 많은 그림을 걸어도 어수선하므로 30평형대에는 4점, 40∼50평형대에는 6점, 60평형대에는 8점을 넘지 않도록 한다.
여러 점의 그림을 함께 걸 때는 가로로 나란히 연출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그림의 세로 길이가 다를 때는 윗면을 일렬로 맞추도록 한다. 세로로 나란히 거는 것도 의외로 보기 좋다. 가로 길이가 맞지 않을 때는 가운데 중심에 기준을 두고 더 긴 작품을 아래에 배치해야 안정적인 느낌이 든다. 2호 이하의 소품을 넓은 벽에 걸 때는 엇갈리게 걸어서 변화를 주되 크기는 달라도 내용이나 질감은 비슷해야 보기 좋다.
■프레임과 마트가 그림을 살린다
'옷이 날개'라는 말은 그림에도 적용된다. 아무리 좋은 그림이라도 프레임과 마트(mat·그림과 프레임 사이에 대는 종이)를 제대로 조화시키지 못하면 무용지물이 되기 일쑤다.
프레임을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인은 다른 인테리어, 특히 벽지와의 조화다. 가장 흔한 흰 벽에는 대부분의 색상이 어울리지만 짙은 색의 선명한 프레임은 주변과 그림을 차단시키므로 가급적 피하고 되도록 옅은 파스텔톤의 프레임을 매치시킨다. 색상이 들어간 벽지에는 노랑-연한초록, 연보라-분홍과 같이 '유사색상' 계열의 프레임이나 흰 프레임을 사용한다. 또한 집안에 원목 느낌 제품이 많으면 나무 프레임이 잘 어울린다.
그림 주위를 감싸는 마트는 그림 크기와 소재 뿐만 아니라 벽면의 생김새와도 조화를 이뤄야 한다. 가로로 긴 벽에는 가로 마트의 길이를 세로의 두 배 정도로 하고, 세로로 긴 벽에는 반대로 짜야 편안해 보인다. 여백이 많은 그림에는 굳이 마트를 하지 않아도 된다.
그림이 화학적으로 잘 말라 안정되려면 공기와의 접촉이 필요하기 때문에 유리는 원칙적으로 없는 편이 좋으나 아이들이 있거나 먼지가 잘 낀다면 씌우도록 한다.
■공간에 따라 어울리는 작품을
부엌과 거실에 똑같은 그림이 어울릴 리 없다. 식탁 주변에는 6호가 넘지 않는 크기의 정물화를 걸면 자연스럽고 거실에는 비교적 넉넉한 크기의 풍경화가, 욕실에는 꽃 그림이, 현관에는 가벼운 느낌의 판화가 좋다.
아이들 방에는 비싼 그림을 걸기보다 저렴한 포스터나 달력 등의 밝은 그림을 걸어준다. 2만원 정도면 가능한 수지 재질의 프레임을 씌워 책상 등 다른 가구가 없는 벽면에 걸고 싫증나지 않도록 자주 바꿔주면 아이들이 좋아한다.
동양화는 요즘 인테리어와 잘 어울리기 어렵다는 인식이 많지만 원목이나 유럽풍 조각 프레임을 활용하면 자연스럽게 연출된다. 조각은 고가 제품이 많아 꺼려지는데 5만∼50만원대의 저렴한 복제품도 나쁘지 않다. 관엽식물 사이에 두면 편안해 보이고 석조 소재는 너무 무거워 보이므로 피한다.
/김신영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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