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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수놓은 말말말 / "부∼자 되세요" "니들이 게맛을 알아" CF카피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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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수놓은 말말말 / "부∼자 되세요" "니들이 게맛을 알아" CF카피 인기

입력
2002.12.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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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분야"남북대화 하나만 성공시키면 다른 것은 깽판 쳐도 괜찮다" ― 노무현(盧武鉉) 민주당 대통령후보는 5월 28일 6·13 지방선거 거리유세에서 한 이 발언 등 여러 '막말'로 구설에 오르며 자질 시비를 자초했다. 그러나 장인의 좌익 경력을 둘러싼 비난에 대해 "대통령이 못되더라도 사랑하는 아내를 바꿀 수는 없다"는 말로 특히 여성 유권자들에게 점수를 따기도 했다는 평가다.

"노풍(盧風) 배후에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 ― 3월 민주당 경선의 노무현 후보 돌풍에 대해 이인제(李仁濟) 의원이 음모론을 제기하며 한 발언. 이인제 후보는 이 발언으로 "시험 성적이 나쁘면 가출하는 병이 도졌다"는 비판을 받았고, 결국 민주당을 탈당해 자민련에 입당해 스스로 '가출병'을 입증했다.

"민주당 국민경선은 국민 사기극이다" ― 민주당 국민경선선거 관리위원장을 맡았던 김영배(金令培) 의원이 10월 노무현 후보를 바꿀 것을 주장하면서 한 말. 정국 흐름에 따라 표변하는 생리를 상징하는 발언으로 기록됐다.

"한나라당이 철새 도래지 밤섬으로 당사를 옮긴다는 말이 있다" ― 10월15일 민주당 전용학(田溶鶴) 의원의 한나라당 입당에 대한 민주당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의 논평. 대선 막바지 두드러진 '철새' 이동은 결국 잘못된 선택으로 낙착됐다.

"시중에 정몽준 개그가 유행인데 그런 화법을 쓰지 말고 솔직히 말해달라" ― 9월29일 KBS 심야토론에 참석한 정몽준(鄭夢準) 후보가 정치분야 질문에서 특유의 동문서답식 화법을 구사하며 질문을 피해가자 진행자 길종섭씨가 제지하며 요구한 말.

"물과 기름이 합쳐지면 폭발력 있는 수소에너지가 생긴다" ― 12월7일 국민통합21 정몽준 대표가 노무현 후보와의 선거공조는 물과 기름이 섞인 것이라는 한나라당의 비난에 대해 반박한 발언.

"경제·물류 등 돈 되는 것은 수도권에 남기고 정치·행정 등 규제와 관련된 돈 안되고 싸우고 시끄러운 것은 충청권으로 보내자는 것이다" ― 12월12일 노무현 후보가 인천 유세에서 행정수도이전으로 수도권이 공동화할 것이라는 한나라당의 비난에 농담조로 대응하며 내놓은 발언. 이 발언도 노 후보의 흔한 '막말'의 하나로 비판받았다.

"과거에는 청탁을 하면 밑져야 본전이지만 지금부터는 걸리면 패가망신(敗家亡身) 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12월26일 민주당 연수회에서 청탁근절 의지를 밝히며 한 말. 의도는 이해하지만, 막말을 자제하는 듯한 모습이 불과 며칠가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노 당선자는 '낮의 등불' 같은 사람이다" ― 12월24일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가 노무현 당선자를 평가하면서 일본 속담을 인용해 한 말. 대선 정국에서 중립을 표방하고 침묵하던 김 총재가 특유의 비유법으로 자신의 존재를 알린 것이지만, 대세 영합적이란 인상을 확인시켰다는 지적이다.

"군함이 침몰할 때 함장은 군함과 함께 바다 속으로 들어가 장렬하게 죽는 법이다" ― 자민련 김종필 총재가 대선 전후 당 소속 의원들의 탈당사태가 잇따르자 내놓은 탄식.

"북한은 유감이라고만 했다. 북한은 '감'을 내놓았는데 우리가 '사과'라고 하는 꼴이니 웃기는 일이다" ― 한나라당 박희태(朴熺太) 최고위원이 7월29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서해 교전 사태에 대한 북한의 유감 표명을 우리 정부가 즉각 사과로 받아들인 것을 비꼬며 내놓은 특유의 비유.

"날씨가 추워져서 이제 단풍(單風)도 다 질 것이다" ― 한나라당 이규택(李揆澤) 원내총무, 11월9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가진 민주당 정균환(鄭均桓) 원내총무와의 회담 중 후보단일화를 단풍(丹楓)에 빗대어.

"대통령은 4,5 00만 대한민국 국민을 태우고 달리는 버스 운전기사다. 지난 5년간 우리 국민은 난폭하고 무능력한 운전사를 만나 멀미에 시달리고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이제는 경험 없는 초보 난폭운전이 가장 위험하다" ―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 12월1일 부산 사상버스터미널 유세 후 시외버스에 올라 운전사·승객들을 향해 노무현 후보의 불안함을 강조하며.

● 경제분야

"국력을 키워야 돼, 국력을…" ― 전윤철(田允喆) 부총리 겸 재경부장관은 12월 3일 모나코 세계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세계 박람회 유치를 가름하는 결선 투표에서 중국 상하이(上海)에 패한 뒤 눈물을 글썽이며 이렇게 한탄했다.

"경제에는 정권이 따로 있을 수 없고, 개혁에는 임기가 따로 없다." ― 전윤철 부총리, 7월26일 제주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 '최고경영자 여름 포럼' 강연에서 경제가 정치논리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한 말.

"한국 기업은 들쥐 떼처럼 뛰어들어 망하는 관행을 고쳐야 한다." ― 지네론, 떼법론 등 비유법을 동원해 쓴 소리 잘하기로 유명한 박용성(朴容晟) 대한상의 회장은 3월 포스코 초청 특강에서 기업들이 첨단기술만 좋아하는 첨단병을 앓고 있으나 첨단기술은 전통산업과 융합이 이뤄져야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공계 진학을 기피하는 풍조는 망국병이다" ― 현대 중공업 민계식 사장이 10월의 한 인터뷰에서 한국이 이만큼 발전해 온 것도 기술 개발 덕택이라고 역설하며 개탄한 말.

"하이닉스는 기록 제조기" ― 한국 경제의 골치덩이로 남은 하이닉스가 천문학적인 발행주식수(52억3,900만주)와 껌 값 수준인 주가(27일 현재 285원) 탓에 단일 종목 하루 거래량 사상 최대(18억3,000만주) 등 각종 신기록을 양산한데서 나온 말.

● 사회분야

"열심히 욕한 당신, 이제는 찍어라" ― 대통령 선거를 앞둔 12월12일 '2030 유권자 네트워크'가 20∼30대 젊은 층의 투표 참여를 촉구하는 여러 이벤트를 벌이면서 던진 말. 이들의 투표 독려가 주효, 실제로 "찍었다"는 젊은이가 많았으며, 대선 판도를 갈랐다는 평가다.

"여자로 다시 태어난 12월11일을 생일로 삼겠어요" ― 성전환 수술을 받은 트랜스 젠더(Transgender)로 화제를 모은 하리수가 법원에서 호적정정 허가를 받아 법적으로 당당한 여성이 됐다. 기쁨이 넘쳤을까, 생일마저 바꾼다고 했다.

"시장은 외출 중이고, 부시장은 선거운동 중" ― 서울시 공무원이 7월 인터넷에 시장과 부시장을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히딩크 감독과 가족 사진을 촬영해 물의를 빚은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과 지역구 챙기기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 정두언(鄭斗彦) 정무부시장의 공사를 혼동한 돌출 행동과 정치적 발언을 직설적으로 꼬집었다.

"무사(武士)는 겻불을 쬐지 않는 법" ― 검찰과 권력의 신뢰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재야에서 발탁된 이명재(李明載) 검찰총장은 1월 취임식에서 성역없는 권력형 비리 수사 의지를 밝히면서 "무사는 얼어 죽을지언정 겻불을 쬐지 않는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야당에서는 "고장 난 것은 수리해서 쓸 수 있지만, 썩은 것은 고쳐도 못쓴다"고 비꼬기도 했다.

"김대업은 올해의 신인왕" ― 대선 정국 초반의 최대 이슈였던 '병풍'(兵風) 사건의 폭로 주역 김대업(金大業)씨를 두고 민주당은 "김대업씨는 의인(義人)이고 올해의 신인왕 후보감"이라고 치켜세운 말. 이에 맞서 한나라당은 "민주당은 당사 앞에 김대업 공적비라도 세우라"고 비난했다.

"언론에서 소설을 쓰고 있고 나는 소설의 주인공일 뿐" ― 대통령 아들 비리 등 권력 주변 비리에 약방의 감초처럼 끼인 최규선(崔圭善)씨가 검찰에 출두하면서 한 발언. 최씨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붕어빵', 자신을 '앙꼬'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한국 최고의 상아탑이 거대한 취업 학원으로 변했다" ― 서울대 철학과 3학년 이지선씨가 10월 "학문 발전과 사회 민주화는 거들떠보지않고 각종 고시나 취업에만 열을 올린다"며 서울대생들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 문화분야

"부∼자 되세요" ― CF는 유행어의 산실. 연초 방송된 BC 카드 CF에서 탤런트 김정은씨가 외친 '부∼자 되세요'는 올 상반기의 최대 유행어가 됐다. 소박한 덕담이 히트했다는 견해와, 물질만능주의를 상징하는 경박한 CF에 불과하다는 찬반 양론이 뚜렷이 갈렸다.

"니들이 게 맛을 알아?" ― 중견 탤런트 신구가 유행시킨 CF 카피. 게 대신 정치 등 여러 가지를 바꿔 넣는 변형으로 세대를 가리지 않고 크게 유행했다. 집단과 집단, 개인과 집단의 차이를 코믹하게 풍자한 동시에 중견 연기자 신구를 다시 스타덤에 올려놓았다.

"담배 맛있습니까? 그거 독약입니다" ― 8월 27일 폐암으로 숨진 코미디언 이주일씨가 투병중이던 4월 보건복지부가 만든 금연 공익광고에 출연해 남긴 말. 국민적 금연 열기를 부른 유행어가 됐다.

"내 아를 낳아도" ― 사투리는 지역적 정서와 특성을 나타낸다. 영화 '친구'에 이어 다시 한번 경상도 사투리가 전국적 유행어가 되었다. 사투리와 생활영어 포맷을 결합한 기발한 아이디어가 주효했다.

● 스포츠분야

"나는 아직 배가 고프다"(I am still hungry) ― 거스 히딩크 월드컵 대표팀 감독은 6월14일 포르투갈을 꺾고 월드컵 16강 목표를 이룬 뒤 8강과 4강을 향한 강한 의욕과 자신감을 밝혔다.

"패한 팀은 거울을 들여다봐야 한다" ― 히딩크 감독이 8강전에서 한국에 패한 스페인 팀에게 패인을 심판 판정 탓으로 돌리지 말 라고 꼬집으며 한 말.

"오직 승리만을 생각했다" ― 월드컵 대표팀 주장 홍명보가 16강 진출에 성공한 소감을 밝힌 말 .

"성형 수술이라니요? 북조선 여성들은 그런 것 모릅네다" ― 아시안 게임에 참가한 북한 여성 응원단원이 9월28일 부산에 도착한 후 남쪽 기자들이 성형 수술한 것처럼 미모가 뛰어나다고 하자 이렇게 반문,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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