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가 29일 민주당 당개혁특위 위원장으로 김원기(金元基) 정치고문을 내정한 것은 김 고문이 노 당선자의 의중을 잘 반영하고 당내 화합을 도모하면서 정당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5선의 중진인 김 고문은 대선 승리의 1등 공신으로 신주류의 좌장으로 불린다.김 고문은 1995년 국민통합추진회의 때의 인연으로 대선후보 경선 초반부터 노무현 캠프에 합류한 뒤 단일화 협상 등 정치적 고비마다 조언자 역할을 해왔다. '지둘러(기다려)'란 별명을 갖고 있는 그는 성격이 원만해 구주류와도 대화가 통하는 중진이어서 인적 개편을 둘러싼 신·구주류간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내년 총선을 겨냥해 비호남 출신을 당 대표로 앉히려는 노 당선자의 원려가 작용, 당내 역학의 조정 결과라는 얘기도 있다. 김 고문이 지도부 개편을 위한 룰을 만드는 개혁작업을 주도할 경우 사실상 당권 도전이 불가능해진다.
조순형(趙舜衡) 상임고문, 이상수(李相洙) 의원 등 개혁특위 위원장 대안으로 거론되는 다른 인사들로는 개혁과 화합이란 두 마리 토기를 모두 잡기 어렵다는 신주류 지도부의 판단도 작용했다. 신주류의 핵심 관계자는 "조순형 고문은 최근 개혁파 성명을 주도하는 등 너무 두드러지는 행동으로 당내 화합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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