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유연구실+연구공간 "너머" 저 그린비 발행·1만원학술공동체 수유연구실 + 연구공간 '너머' 회원들이 동서양 고전과 사회적, 역사적 의미가 있는 책을 골라 읽고 평했다. 한국일보 등 언론 매체에 실린 글을 포함, 모두 93권의 책에 대한 글 모음이다.
제1부 '코뮌적 삶을 위하여'는 개인이 아니라, 모두 함께 하는 삶을 생각하는 책을 모았다. 내전으로 얼룩진 콜롬비아 사막 한가운데, 척박한 그곳에 세운 공동체 이야기 '가비오따쓰'(앨런 와이즈먼 지음), 멕시코 사바티스타 민족해방군 부사령관 마르코스가 발표한 성명서 모음 '우리의 말이 우리의 무기입니다', 고기 설탕 인스턴트 식품을 추방, 밥상 혁명을 통해 삶을 바꾸자는 '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밥상'(헬렌 니어링) 등이 소개돼 있다.
낡은 습속을 거부하고 도덕의 관념을 뛰어넘으라는 책들은 '우리 신체에 새겨진 근대성, 그리고 혁명'이라는 이름으로 묶였다. 민족과 나라의 관점에서 탈피해 역사를 넓고 새롭게 보자는 '종횡무진 한국사'(남경태), 한문학과 국문학, 고전문학과 현대문학, 문학과 문학 아닌 것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텍스트의 저변 훑기를 주창하는 '한국문학사의 논리와 체계'(임형택), 중국 건달의 역사를 통해 실제 사회생활의 한 단면을 복원한 '중국유맹사'(천바오량) 등이 이 범주의 책에 포함됐다.
허 준의 '동의보감'은 개인의 몸이 어떻게 우주 질서와 조화로운 관계를 유지하는가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다윈의 '종의 기원'은 인간이란 종은 고정된 것도, 영원한 것도 아니라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가치를 지닌 책으로 필자들은 평가한다.
책에 대한 책이지만, 단순한 내용 요약 차원에 머물지 않고 그 자체로 또 하나의 사유를 꾀하고 있다.
/박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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