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책갈피 / 출판인들 열정 새해에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책갈피 / 출판인들 열정 새해에도…

입력
2002.12.28 00:00
0 0

한해가 저물어 갑니다. 올해는 월드컵, 대통령 선거 같은 굵직한 행사가있었고 그 결과도 상당히 의미 있었습니다.기자 개인으로는 참 많은 책, 많은 독자, 많은 출판인과 만났습니다. 책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출판인은 무슨 생각을 하며 독자는 무엇을 기대하는지 약간은 알게 됐습니다.

그렇게 책을 만나면서 안타까운 일도 많았습니다. 월드컵이 끝나자마자쏟아져 나온 히딩크 관련 책이 좋은 보기입니다.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인공. 그에게 쏠린 높은 국민적 인기를 겨냥해 만든 급조된 책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모방 출판, 기획력 부재의 현실을 실감했습니다.

우리 책 수출은 거의 없는데 외국 책은 왜 이렇게 쏟아지는지 안타까웠던기자는 해외 유명 도서전에서 우리 출판사가 싹쓸이 수입 계약에 열을 올렸다는 이야기가 들려올 때마다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외국 책 수입을 둘러싼 선인세 논란이 일 때도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어설픈 번역에 여전한 오자, 거기에 견강부회적 해석도 기자를 실망시켰습니다. 어느 분야나 함량 미달이 있기 마련이지만 문화상품이라며 내놓은 책이기에 더욱 거슬렸습니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 기억에 남는 것도 많습니다. 직원도 없이, 혼자서출판사를 꾸린 30대 후반의 한 여성 출판인은 더욱 그렇습니다. 8월말 기자를 찾아온 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첫 책에 대한 자부심을 숨김없이 드러냈습니다. “번역자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이 책을 준비하면서 참 기뻤습니다. 너무 좋은 책이라는 생각을 내내 했어요. 돈벌이로만 보지 말아주었으면 좋겠어요. 이런 책을 내게 돼 행복하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그는 책을 낸 날을 전후해 출판 담당 기자와 서점 등을 순회한 뒤 사무실로 돌아와 밤 12시가 넘도록 있었습니다. 제때 식사도 못한 상태였습니다. 그 시각 기자가 책 내용, 배경 등과 관련해 사무실로 전화하면 그는 상세하게 일러주었습니다. 그만큼 자기 책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이 있었기때문이지요.

국내 필자의 책만 내겠다는 한 출판인은, 필자들의 원고 집필이 늦어지자매일 그들의 집을 돌며 원고 독촉을 하고 있습니다. “원고 받기가 이렇게힘들 줄 몰랐지만, 그래도 국내 필자 책을 내겠다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고 그는 말합니다.

출판계에는 이런 사람이 한 두명이 아닐 것입니다. 그들 모두 그 열정을유지하기를 기자는 바라고 있습니다.

곧 새해가 밝아옵니다. 새해에는 정말 좋은 책 많이 만들고 많이 읽을 수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박광희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