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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눈물 2002스포츠](5·끝) 최경주 PGA 2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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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눈물 2002스포츠](5·끝) 최경주 PGA 2승

입력
2002.1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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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몰라도 남자는 힘들 것이다."최경주(32·슈페리어·사진)가 1999년말 미국프로골프(PGA) 퀄리파잉스쿨을 통과, 2000시즌 PGA투어에 데뷔했을 때 대다수 국내 골프인들은 이렇게 입을 모았다. 박세리(25·CJ) 김미현(25·KTF)을 앞세운 여자골프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성공시대를 열었지만 전세계의 내로라 하는 골퍼들의 각축장인 PGA투어에서 우승한다는 게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다는 생각에서였다.

최경주도 이런 분위기를 의식했는지 "10년 안에 반드시 1승을 하겠다"고 밝혔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고 백인들의 전유물이나 다름없는 PGA의 벽이 높고 험난하다는 반증이었다.

하지만 최경주는 데뷔 3년 만에 정상에 우뚝 서 세계를 놀라게 했다. 5월6일 새벽 단잠을 설치며 TV중계를 지켜보던 국내 골프팬들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최경주가 컴팩클래식에서 17언더파 271타로 우승컵을 거머쥐자 김승학 한국프로골프협회(KPGA)회장은 "기적이다. 한국골프사에 길이 남을 순간이다"고 감격스러워 했다. 외신들도 "최경주가 PGA에서 반란을 일으켰다"고 추켜세웠을 정도였다.

PGA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등장하기 이전까지 백인들의 독무대였다. 더구나 아시아인에게는 넘을 수 없는 벽처럼 여겨졌다. 최경주 이전까지 아시아출신이 PGA투어에서 우승한 것은 모두 세 차례뿐이었다. 한국보다 골프인구가 10배나 많은 일본이 고작 두번, 대만이 한번 우승했다.

한국인 최초로 PGA투어에 진출한 최경주의 선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컴팩클래식우승 이후 4개월이 지난 9월 탬파베이클래식에서 두번째 승전보를 띄운 최경주는 또하나의 꿈을 동시에 이뤘다. "꿈의 무대인 마스터스대회에 출전하는 게 소원"이라던 최경주는 시즌 2승째를 따내 내년 마스터스대회 출전자격도 획득했다.

이달초 멕시코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허석호(29·이동수패션)와 짝을 이뤄 한국을 당당히 3위에 올려놔 한국골프의 위상을 드높인 최경주는 "이제 타이거 우즈도 두렵지 않다"고 밝힐 만큼 세계최고 수준의 골퍼로 성장했다.

올 시즌 220만달러의 상금을 벌어들여 상금랭킹 17위에 오른 최경주에게 2002년은 부와 명예를 동시에 안겨준 한 해였다.

/정연석기자 ys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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