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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이젠 국민통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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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이젠 국민통합이다

입력
2002.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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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대 대통령선거가 노무현 후보의 당선으로 종료되었다. 이번 선거는 21세기 아시아·태평양 시대를 맞는 최초의 국가원수를 뽑았을 뿐 아니라, 1960년대 이후 한국정치의 주역으로 등장해온 소위 '3김'이 현실정치로부터 작별을 고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이번 대통령선거 결과를 통하여 나타난 커다란 특징 중 하나는 동서간의 분열 현상이 현저했다는 점이다. 전라남·북도와 광주는 물론이거니와 충청남·북도와 경기도, 서울은 노 후보를 지지하는 성향이 뚜렷한 반면, 경상남·북도와 부산, 대구, 울산, 강원도는 이회창 후보를 지지하는 성향이 뚜렷했다. 이러한 유권자들의 정치성향을 한국 지도를 통하여 그 분포도를 작성하면 동쪽과 서쪽이 판이하게 갈라지고 있다. 우리는 이와같은 분열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서 국민통합을 이루어야 할 때다. 남북이 분단되어 있는 것만 하더라도 슬픈 상황인데, 동서가 분열된다는 것은 더욱 가슴 아픈 일이다.

또한 이번 선거 결과는 세대교체를 희망하는 국민의 열망이 투영된 것이라고 하지만 젊은층과 장년층간의 지나친 분열은 국민통합을 위하여 적지 않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노 당선자는 이제 특정 정당이나 계층을 대표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는 4,400만 국민을 대표하여 이 나라를 평화와 번영 그리고 발전의 길로 이끌어야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노 당선자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의 중요한 과제를 안고 있다. 우선, 한반도의 안정을 위하여 조기에 김정일 위원장과 만나 평화정착을 위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최근 북한의 핵개발 문제는 한반도는 물론이거니와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저해하는 커다란 불안요소가 되고 있다. 우리 국민 중에서 전쟁을 바라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한반도 주변국가들도 마찬가지다.

다음, 동북아 평화와 경제발전을 위해서 4강 외교를 강화해야 한다.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와 같은 주변 4국은 외교안보적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경제·통상의 측면에서 보더라도 우리의 가장 중요한 외교적 파트너임에 틀림없다.

이와함께, 국내정책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안정이다. 물론 정치개혁과 행정개혁이 중요한 과제인 것은 사실이나 시급한 문제는 생활경제를 안정시켜서 모든 국민이 윤택하고도 잘 살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여야, 동서 등의 편가르기에서 벗어나 국민통합을 위하여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대통령 당선의 기쁨을 국민들에게 돌리고 자신의 라이벌이었던 상대방 후보의 협조를 당부하는 노 당선자의 자세도 바람직하였거니와, 선거 패배의 책임을 오로지 자신에게 돌리고 당선자를 축하하면서 동료와 국민에게 송구함을 금치 못하면서 눈시울을 적시는 이 후보의 자세도 너무나도 감동적인 것이었다. 우리는 4,400만 전 국민이 옷깃을 여미고 겸허한 자세로 국민통합을 위하여 국력을 모아야 할 중차대한 시점에 와 있다.

신 희 석 아태정책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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