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의 경지에 이른 사람을 '향기가 느껴진다'고 표현한다. 가야금 병창의 명인이자 국악예술고등학교의 설립자인 향사 박귀희(1921∼1993)여사의 제자들이 스승의 향기를 계승하고자 음악회를 마련했다.향기로운 소리가 머무는 곳이라는 뜻의 '향음재(香音齎)'라는 이름으로 26일 오후7시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열리는 음악회는 고인의 가야금병창을 계승하고자 하는 사단법인 가야금병창보존회의 창립기념공연이기도 하다.
보존회는 지난해 가야금 병창부문의 무형문화재 보유자로 지정된 강정숙(50·사진) 국립국악원 민속연주단 지도위원을 중심으로 병창 연주자 30명이 참여했다.
강씨는 "대학을 졸업한 젊은 병창 연주자들이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날 공연에는 보존회 회원 30명이 신민요 '상사천리봉'과 '사철가'로 무대를 꽉 채울 예정이다.
동료 국악인들도 함께 축하공연을 펼친다. 이영희 한국국악협회 이사장이 김윤덕류 가야금산조를 연주하고, 안숙선 명창이 창을 부른다. 강정렬 전라북도립 국악원 교수는 가야금병창 중 단가 '죽망장혜' 및 '심청가' 중 일부분을 부른다. 최종실 중앙대 타악연희과 교수가 특별출연해 소고춤을 선보이기도 한다.
가야금병창은 가야금을 타면서 단가나 판소리, 민요 등을 함께 부르는 장르. 노래 위주로 전개되지만 가야금의 반주가 어우러져 섬세함을 더한다.
보존회는 내년 5월 중 가야금 경연대회를 개최하고 7월 중 향사 박귀희 여사 10주기 추모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02)581―9712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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