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일기준 3일만 남겨둔 올해 증시는 기업들의 사상 최대 실적과 세계 경기 침체라는 국내외 변수의 '엇박자' 속에 상승과 하락을 반복한 혼조 장세였다.증시는 전반적으로 불안한 흐름을 보였지만, 투자자들의 안목이 높아져 우량주와 비우량주의 주가 차별화가 두드러진 한 해였다. 종목별로는 팬택, 풀무원, 제일모직 등 실적과 브랜드 파워, 구조조정을 통한 경쟁력이 받쳐준 기업들은 연초 보다 90% 이상의 높은 주가상승률을 보이며 투자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은 '미인주' 3인방의 반열에 올랐다.
■팬택, 실적이 뒷받침한 주가상승
휴대폰 제조업체 팬택의 1월 2일(7,940원) 대비 12월 20일(1만7,350원) 현재 주가상승률은 118.5%로 KOSPI 200 종목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팬택의 높은 주가상승률은 이동통신 단말기의 업황 호전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 캐나다, 중국, 중남미 등에 현지 업체의 상표를 부착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올해 1,000만대 가까운 단말기를 수출, 연간 매출이 5,900억원을 넘을 전망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100% 가까운 성장률이다. 올해 예상 순이익 증가율도 347%에 이르고, 내년에도 중국 시장 확대로 순이익이 60%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투자전망도 긍정적이다.
■풀무원, 브랜드의 위력
자연식품의 위력을 보여준 풀무원의 주가는 연초 2만1,800원에서 연말에 4만3,000원까지 올라 97.2%나 상승했다. 풀무원은 비포장, 비냉장 상태로 유통되던 된장, 콩나물, 두부 등의 자연식품을 포장식품으로 만들어 자체 상표로 할인점 등을 통해 유통시켰다. 이로인해 자연식품 분야에서는 압도적인 상표 인지도와 시장지배력으로 3분기까지 1,982억원의 매출과 145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액은 29%, 순이익은 80% 이상 증가했다.
경쟁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이 5% 미만인 점을 감안할 때, 풀무원의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도 높다. 한양증권은 이 같은 성장세를 감안해 풀무원의 내년 매출이 올해보다 21% 늘어난 3,114억원, 순이익은 52% 증가하는 414억원으로 예상, 목표주가를 5만1,000원으로 추정했다. 동원·세종증권도 풀무원의 내년 영업이익률이 올해보다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고 2003년 투자 유망종목으로 선정했다.
■제일모직, 성공적인 구조조정
제일모직은 올해 주가상승률이 96.1%로 삼성 계열사 가운데 1위를 기록했을 뿐 아니라 거래소 시가총액 50위 종목 가운데서도 1위를 차지했다. LG투자증권 윤효진 연구원은 "지난해 74.1% 주가상승에 이은 2년 연속 상승행진의 원동력은 성공적인 구조조정을 통한 경쟁력 향상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턴어라운드(실적 개선:Turn-around) 기업'으로 꼽히는 제일모직은 '굴뚝주'라는 오명을 벗고 주5일 근무제 확산에 따른 캐주얼 의류 소비증가, 화학 및 정보전자 소재(2차 전지) 등의 안정적인 수요가 이어지며 올해 2조2,900억원대의 매출과 1,730억원의 순이익이 예상되고 있다. 이와 함께 1997년에 1조1,120억원 규모였던 차입금을 꾸준한 고정자산 매각 및 대규모 유상 증자로 연말까지 4,350억원으로 축소할 예정이다.
SK증권 현정환 연구원은 "팬택, 풀무원, 제일모직 등은 업황 호전주로 시장지배력이 높고 재무구조와 실적이 모두 우수해 강한 상승 모멘텀을 지니고 있는 종목"이라며 "리스크(투자 위험)도 적어 안정적인 종목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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