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신도시에서 서울로 자가용 출퇴근하는 김모(39)씨는 "자다가도 회사 갈 일만 생각하면 치가 떨린다"며 고개를 흔들었다. "자유로의 교통전쟁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앞으로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생각하니 한숨만 나온다"는 그는 "정말로 이사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고 푸념했다.■교통증가율 수도권 평균 웃돌아
고양 파주 등의 택지개발로 수도권 서북부 일대의 교통난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지금도 교통난으로 시달리고 있는 이 지역은 앞으로 급격한 인구 증가가 예상되는 반면 이에 걸맞는 교통망 개선책은 겉돌고 있기 때문이다.
일산신도시 주변 도로망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고양 파주지역은 수도권에서 택지개발이 가장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 곳. 고양시는 일산2(25만평) 풍동(25만3,000평) 대화지구(15만평) 등 6곳에서, 파주시는 운정(145만평) 교하지구(61만8,000평) 등 4곳에서 각각 택지지구 사업이 진행중이다.
이 같은 개발로 현재 83만명인 고양시 인구는 2007년이면 100만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현재 추세라면 이 지역 교통량 증가율(3%)이 수도권 평균(2%)을 크게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도로신설이나 대중교통수단확충 등 당국의 교통망 개선책은 답보상태를 거듭하고 있어 미래의 교통대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역 주민들의 숙원인 일산신도시와 서울 은평구 신사동을 잇는 도로개설(8.6㎞)사업은 사업비와 보상문제 등으로 5년째 표류하고 있다.
또 파주-일산-서울 은평구를 잇는 310호 지방도(15.8㎞)는 3년전 4차선에서 6차선으로 확장하기로 했으나 아직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일산-서울 간 버스노선이 대부분 신촌과 광화문 등 강북지역에만 국한돼 있는 등 대중교통 체계도 문제가 많은 상황이다.
■현실성 없는 교통행정도 개선돼야
고양시는 최근 도심 교통난해소를 위해 일산신도시를 순회하는 경전철을 도입하겠다고 밝혔으나 실현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도 "정부가 시범사업으로 추진중인 하남시 경전철 사업도 막대한 비용 등으로 인해 10년째 답보상태"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반면 날로 주차장화하는 자유로의 경우 버스전용차로제의 실시가 시급한 실정이지만 서울시와 고양시는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양측은 성산대교 인근의 교통체증 심화와 버스노선조정과 관련된 문제 등을 들어 소극적 입장으로만 일관하고 있다.
교통개발연구원 이창운(李昌雲)박사는 "광역교통체계를 대중교통수단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며 "경의선 전철의 조기완공과 지하철노선 연장을 통한 교통량 분산, 자유로 등의 버스전용차선제 등을 우선적으로 실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사진 송원영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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