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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 지구촌 표정 / 순례객 급감·캐롤송도 "잠잠"… 베들레헴 "암흑의 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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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 지구촌 표정 / 순례객 급감·캐롤송도 "잠잠"… 베들레헴 "암흑의 축복"

입력
2002.1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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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예수의 성스러운 탄생을 축하하는 25일 성탄절은 세계 곳곳에서 테러와 폭력, 전쟁위협으로 물들었다. 예수 탄생지 베들레헴을 점령하고 있는 이스라엘군은 성탄 축하행사를 위해 24일부터 병력을 시 외곽으로 일시 철수하는 유화책을 보였지만 성지인 구유광장 의 크리스마스 트리에 전등 하나 걸리지 않은 썰렁한 성탄절을 보냈다. 인도네시아 등에서는 기독교도를 대상으로 한 테러 위협과 당국의 테러 경계령 발령으로 몸살을 앓았다.■교황, 전쟁 반대 성탄 메시지

교황으로서 25번째 성탄의 밤을 맞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82)는 25일 바티칸시티 성 베드로 광장에서 전세계에 보내는 성탄 메시지를 통해 "중동의 불길한 전운과 팔레스타인에서 발생한 무분별한 폭력의 악순환을 모든 인류의 노력을 통해 영원히 종식시키자"고 호소했다. 교황은 또 "오늘날 테러리즘의 비극적 현실이 불확실성과 공포를 낳고 있지만 불신, 의심과 절망에 굴복하지 말라는 호소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베들레헴 구유광장은 시민들의 축하행사가 허용됐으나 테러 위협으로 순례객이 급감, 대부분의 상가가 철시하면서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통금령은 풀렸지만 벨 소리나 캐롤송은 들리지 않았다. 이슬람 신도이면서도 1995년 이후 성탄 미사에 참석해 온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이스라엘의 불허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베들레헴 자정 미사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라크 어린이, 반전 메시지 영국에 사는 이라크 출신 어린이들은 25일 토니 블레어 총리에게 "이라크를 공격하지 말아요. 평화의 기회를 주세요" 라고 쓴 대형 카드를 보냈다.

이들은 "전쟁이 일어나면 목숨을 잃을 우리들은 영국 어린이들과 똑 같은 어린이" 라며 전쟁을 하지 말라고 호소했다.

전쟁의 상처는 팔레스타인 어린이의 동심도 폭력으로 물들였다. AFP 통신은 현지 르포를 통해 어린이들이 성탄절 선물로 장난감 탱크와 소총, 공격용 헬기, 수갑 등을 가장 좋아한다며 전쟁놀이가 어린이들의 큰 즐거움이라고 전했다.

■테러 위협에 몸살 앓은 지구촌

세계 최대 이슬람국가인 인도네시아는 기독교도를 상대로 한 테러 위협에 대비해 경찰 20여 만 명을 교회 등에 집중 배치해 삼엄한 경계를 펼쳤다.

그러나 24일 밤 9개 도시에서 성당과 교회를 노린 폭탄 테러 15건이 발생, 최소 14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다쳤다. 영국 외무부는 인도네시아의 자국민들에게 성탄 연휴 기간에 교회 등 공공장소 출입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프랑스는 20일 파리 근교에서 폭탄제조물질을 갖고 있던 이슬람 과격세력 4명이 체포된 사건 이후 대형 백화점과 교회 등을 중심으로 5,000여 명의 군·경찰 병력을 시내에 배치했다.

싱가포르에서는 뉴튼호커센터 등 3개 유명 공공장소가 테러위협으로 폐쇄됐다. 아시아 최대 가톨릭 국가인 필리핀은 쇼핑몰을 중심으로 검문검색을 대폭 강화했으나 24일 남부 다투 피앙시(市) 시장 공관 근처에서 이슬람 무장세력의 소행으로 보이는 폭탄 테러가 발생, 시장 등 최소 13명이 숨졌다. 미국과 호주 정부는 시민들에게 테러경보를 발령했다.

동남아에서 필리핀 다음으로 가톨릭 교인이 많은 베트남에서는 어느 때보다 화려한 성탄절을 즐겼다. 수도 하노이와 최대 도시 호치민은 화려한 네온사인과 성탄 트리가 거리 곳곳을 밝혔고 성탄절 장식 용품도 불티나게 팔렸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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