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쟁 위기로 국제 유가와 금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하지만 전문가들은 '위기가 곧 기회'라며, 전쟁이 일어나기 직전 지수가 바닥을 형성했던 경험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25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1991년 걸프전 당시 다국적군의 공격이 시작되기 직전에 하락세를 보이던 주가가 조정 국면에 들어갔으며, 유가의 고점과 다우지수 저점이 같은 시점에 출현했다.
성진경 연구원은 "최근 전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국제 금값은 3년래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고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도 30달러 이상으로 치솟고 있다"며 "이라크전쟁 가능성은 시장에 충분히 알려져 있어 막상 전쟁이 일어나도 주가하락 압력은 크지 않겠지만, 전쟁 발발 이전에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미 증시의 조정 국면이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한 90년대 말 유가 급등이 시작되면서 다우지수가 하락세로 돌아섰다"며 "이 추세는 걸프전 발발 2개월 전까지 전개되다가 유가의 고점을 확인한 시점에 다우지수가 상승 반전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걸프전이 발발한 91년 2월부터 다우지수가 본격적으로 상승했고 유가는 하락세로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본격적인 매수 시점은 이라크전쟁 발발과 유가의 고점 형성을 확인한 뒤로 미루는 게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동원증권도 이날 보고서를 통해 "현재 미국 S&P 500지수는 걸프전 때와 비슷한 패턴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당시 주가 바닥이 걸프전 발발 3개월 전인 90년 10월 11일 형성된 만큼, 미 증시는 이미 저점을 통과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김세중 연구원은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하락세를 보이던 다우지수는 미 의회가 전쟁을 승인한 직후 급반등하기 시작, 전쟁 발발 이후에도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면서 "전쟁 리스크에 따른 달러화 약세 가능성과 금값 상승은 안전자산 선호현상의 반영이겠지만, 금값 상승에 후행해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산업생산이 회복되면서 기업실적이 개선되는 긍정적인 측면도 무시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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