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개인사업자(소호·SOHO)에 대한 은행권의 대출경쟁이 도를 넘어서면서 부실화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소호대출의 대부분이 룸살롱이나 러브호텔 등 향락 및 소비업종에 편중, 금융지원이 비생산적인 분야에 쏠리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최근 시중은행의 소호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10월말 현재 소호 대출은 51조2,000억원으로 작년 12월말(34조6,000억원)에 비해 48.2% 16조6,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기업형 소호 대출은 39조원으로 41.8% 11조5,000억원, 가계형 소호 대출은 12조2,000억원으로 72.9% 5조1,700억원 늘었다.
소호의 업종별 대출은 도소매업·부동산업·음식숙박업 등 비제조업이 77.2%, 제조업이 22.8%로 비제조업에 편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당수 은행들이 실적을 늘리기 위해 러브호텔은 물론 룸살롱 등 유흥업소에 대해 대출세일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은 자료를 통해 "향후 은행간 소호 대출 경쟁이 심화될 경우 소비·향락 업종에 과도한 여신이 이뤄질 수 있다"며 "자금이 생산 부문에 공급될 수 있도록 바람직한 대출운용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은행들의 소호에 대한 개념 정립조차 모호한데다 별도의 금리체계나 대출기간을 적용하지않고 있고 업종별 대출취급 제한도 없는 등 부실화 가능이 있어 엄격한 신용평가기준 적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소호는 미국에서 1990년대 초부터 각광을 받기 시작해 재택근무를 통한 컴퓨터나 인터넷 등 첨단 통신기기 기반사업이 주종을 이루고 있으나, 국내 은행은 '무늬만 소호'인 소규모 자영업자들에게 주로 대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변형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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