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23일 내년도 시설투자 규모를 올해(6조5,000억원)보다 35% 증가한 8조8,000억원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연구·개발(R&D) 분야에는 올해보다 6,000억원 늘어난 4조3,0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삼성 관계자는 "미국 경기의 회복 여부가 불투명하고 세계 금융시장 불안도 여전한 상황이지만 국내 경기 활성화를 이끌고 어려운 때일수록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시설투자를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건희(李健熙) 삼성 회장은 "경제가 불황일수록 투자를 대폭 늘려 경쟁사와 더욱 차별화를 기하라"고 지시했다고 삼성측은 전했다.
삼성 관계자는 "이라크전 등 경제 회복을 가로막는 불확실성이 하나씩 제거되면 세계 경기는 내년 하반기부터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설투자 확대는 이 같은 판단에 근거한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앞으로 12인치 반도체 및 5세대 초박막 액정표시장치(TFT-LCD) 6라인 신설, PDP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사업 및 휴대폰 단말기 공장 라인 증설 등 전자 분야에서만 7조원을 쏟아부어 주력 사업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할 계획이다. 또 내년도 경영방침을 '글로벌 경쟁력 확보'로 정하고 유망 신사업 발굴, 기존 제품의 고부가가치화, 브랜드 디자인 등 소프트 경쟁력을 확충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삼성은 내년 수출 목표를 올해(312억 달러)보다 17% 늘어난 365억 달러로 정하고 최근 사장단 회의에서 계열사별 목표 달성을 위한 사업전략을 확정했다. 또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이전 366%에 달했던 계열사 평균 부채비율도 지난해 78%, 올해 65%에서 내년에는 56%까지 낮추기로 했다.
삼성 관계자는 "올해 수출액은 국가 전체 수출액 1,600억 달러의 약 20% 수준"이라며 "내년 경영목표는 원화 환율을 달러당 1,100원으로 비교적 보수적으로 잡고 계산한 것이어서 실적은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의 65개 계열사의 올해 총매출은 지난해보다 10% 증가한 137조원, 세전 이익은 127% 증가한 15조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황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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