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프리스트(50·사진) 미국 상원의원이 23일 인종차별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켜 퇴진한 트렌트 로트 의원의 뒤를 이어 상원 공화당 지도자로 선임됐다.프리스트 의원은 테네시주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프린스턴 대학과 하버드대 의과대학원을 졸업한 심장 이식 전문의 출신의 2선 의원이다. 보건의료 분야의 전문 지식과 핵심 이슈에서는 민주당측에 찬성표를 던지는 소신 있는 행동으로 동료 의원들과 지역 구민들에게 신망이 높다. 밴더빌트 대학 장기이식센터를 건립하는 등 의료계에서 활동하던 그는 1994년 고향 테네시주 상원의원으로 정계에 진출했으며 2000년 재선됐다.
워싱턴 정계 경험이 적은데도 2000년 대선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측과 상원 간의 연락 역할을 맡는 등 정치적 수완을 발휘했으며, 올 11월 중간선거에서는 공화당 선거운동위원회를 이끌어 선거자금 모금과 승리에 기여함으로써 부시 대통령의 신임을 얻었다. 벌써 일각에서 2008년 공화당 대선 후보로 거론되기도 한다.
낙태에 반대하고 감세와 정부 지출 삭감을 지지하는 등 정치적으로는 보수적 입장에 서 있지만 지금도 자동차에 진료복을 넣어 다니고 틈 날 때마다 의료 자원봉사와 해외 빈민 진료 활동을 한다. 그러나 아버지와 형이 설립한 대형 병원 체인인 HCR이 의료보험 부정으로 조사를 받아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이날 대표 확정 직후 기자들에게 "우리는 단결돼 있다. 우리는 지난 몇 주 동안 발생한 일들을 당의 단합과 긍정적 변화를 위한 촉매로 활용할 수 있다"면서 우선 로트 의원을 둘러싼 공화당 내분 사태를 수습할 것임을 밝혔다.
/남경욱기자 kwnam@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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