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논산 건양대 캠퍼스에 들어서면 서투른 한국말로 "도너츠 사세요"라고 외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벽안의 '도너츠 장사꾼'은 이 대학 영어영문학과의 멜리사 르메이(34·미국·왼쪽)·데비 쉐논(27·캐나다) 교수.이들은 이달 초부터 방과후 직접 도너츠를 만들어 이튿날 교내에서 학생들에게 개당 1,000원씩 받고 팔고 있다. 한 달이 채 되지 않았지만 40만원이나 모아진 수익금을 보며 이들이 흐뭇해 하는 이유는 애육원 어린이들을 도울 수 있기 때문.
두 교수는 지난해부터 사회복지시설인 논산애육원 원생들을 돕고 있다. 지난해에는 대학 축제 등에서 양초 장사를 해 모은 100여만원을 애육원에 기탁했다. 올해는 품목을 도너츠로 바꿨지만 역시 수익금은 전액 애육원에 전달할 예정이다.
르메이 교수는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다 보니 부모 없이 살아가는 어린이들이 더욱 안타깝게 느껴져 애육원을 찾게 됐다"며 "이 어린이들이 장차 어려운 사람을 보면 기꺼이 도울 수 있도록 잘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쉐논 교수도 "애육원 어린이들과 사랑을 나누고 아름다운 추억을 만드는 것 또한 한국 생활의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대전=전성우기자swch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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