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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고등학생에까지 확산된 정치불신 해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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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고등학생에까지 확산된 정치불신 해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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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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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 부패를 쓸어내 주세요." "지역감정 부추기는 정치는 제발 그만 두세요." "비방만 하지말고 정정당당한 정책 대결을 해주세요."대통령선거 전에 실시한 고등학생 설문 조사에 나타난 대통령 후보에 대한 부탁의 말 중 일부이다. 이를 통하여 짐작할 수 있듯이, 학생의 주장들 가운데는 대통령 후보뿐만 아니라, 정치인과 어른 모두를 부끄럽게 하는 것들이 많았다.

그들이 가장 많이 지적하는 문제는 부정부패 척결이었다. "돈만 밝히는 사람은 발붙일 곳이 없도록 해주세요." "깨끗한 정부 만들어 주세요." "부패가 없어야 나라가 삽니다." "부패 척결하지 않으려면 대통령에 나서지 마세요." 그들의 부정 부패 척결 요구는 이같이 강력하였다.

다음으로 약속이행과 정책의 안정성 요구가 많았다. "선거 공약이나 잘 지켜요." "언제나 선거기간 때처럼 행동하시기를-‥" "말만하지 말고 실천하여 학생들의 모범이 되어 주세요." "매번 바뀌는 교육정책 때문에 못살겠어요." "우리는 실험용 쥐가 아닙니다." 그들의 주장은 따끔했고, 어른들을 부끄럽게 하기에 충분하였다.

세 번째로 교육 정책에 관련된 것이었다. "좀 더 편안하게 공부하고, 자기 재능을 개발하도록 해주세요." "반복 주입식 교육은 정말 싫어요." "창의력과 인성교육이 무시되는 교육 제도를 고쳐 주세요." "학교 성적이 아니라 능력에 따라 사람을 평가하는 사회를 만들어 주세요." 이렇게 교육 정책에 대한 주문도 날카로웠고 귀담아 들을 만한 것들이 많았다.

학생의 반응을 정리하면서 우리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정치권과 어른에 대한 세대의 불신을 극복하는 일임을 알게 되었다. "투표권이나 줘요! 투표권이 없으니 우리말은 무시할거 아닌가요?" "흥! 공약이나 실천하시지요." "잘하는 것이란 욕하고 싸움하는 것뿐인가요?" "귀도 참 두텁군요. 그렇게 욕먹어도 변한 것이 없으니‥" 이렇게 쏘아붙이거나 그대로 옮기기 민망할 만큼 야유와 비난조의 글이 매우 많았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하루빨리 해야 할 일은 학생들에까지 확산되어 있는 정치권과 어른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는 것이다. 물론 그것은 대통령 혼자서 할 수 없는 일이다. 정치권과 국민 모두의 공감과 동참을 필요로 한다. 특히, 거기에는 책임 전가가 아닌 뼈아픈 자기 성찰과 철저한 자기 갱신의 다짐이 필수적이다.

최 현 섭 강원대학교 교수 정의교육시민연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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